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으로 시작된 중국과 호주의 갈등이 쇠고기, 보리, 와인 등에 이어 석탄으로 이어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다는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에 관해 “사실이라면 세계무역기구(WTO)와 자유무역협정(FTA)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는 다만 중국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추측성 보도’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이먼 버밍엄 호주 통상투자관광부 장관도 호주 ABC 방송에서 관련 보도를 언급한 뒤 “기사를 보았고,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기사가 사실이라면 이 조치는 차별적인 무역 관행일 수 있는 만큼 중국 정부에 철회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3일 중국의 경제 발전 계획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석탄 가격 안정을 위해 모든 발전소에 호주산을 제외하면 석탄을 제한 없이 수입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호주산 석탄 수입을 사실상 금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왕융중 중국사회과학원 에너지경제연구소장은 “중국의 국내 석탄 공급은 안정적이고 수입원도 다양하다”며 “관계 악화로 호주는 점차 중국 시장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호주에서 석탄은 수익성이 높은 수출 품목으로, 대중국 수출품 중 철광석, 천연가스에 이어 세 번째다.
중국 외교부는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와 관련해 정확한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와 관련해서 “관련 상황을 알지 못한다”면서 “주관 부문에 질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이어 “중국 주관 부문은 최근 법에 따라 호주산 제품에 대해 관련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 법률과 법규, 국제관례에 부합한다”고 호주에 대한 제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호주가 자성하고, 언행이 일치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중국과 호주의 관계는 4월 호주가 코로나19의 발원지와 확산 경로에 관해 국제적인 독립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악화하기 시작했다.
분노한 중국은 호주산 쇠고기 수입에 규제를 가하기 시작하더니, 호주산 보리와 와인에도 잇따라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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