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사망자와 중증 확진자가 최다 기록을 경신하는 등 감염 확산 속도가 계속 빨라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감염 확산이 심각해지자 경기 부양 정책의 핵심인 여행 장려 사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으나 전체 시행 기간은 늘리기로 결정했다.
16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전날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오후 8시 30분 현재 2,431명이 새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18만5,444명으로 늘었다. 16일 사망자는 53명이 발표돼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누적 사망자는 2,715명이다.
중증 확진자는 592명으로 역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15일까지 최근 일주일 동안 일본의 확진자는 1만8,105명 증가해 직전 일주일보다 증가 폭을 2,492명(16.0%) 확대했다. 일주일 동안 확진자 증가 폭이 1만8,000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염 확산이 심각해지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국내 여행 장려 정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14일 발표했다. 하지만 15일 각의 결정한 3차 추가경정 예산안에는 고투 트래블의 실시 기간을 내년 6월 말까지 5개월 정도 연장하도록 1조311억엔(약 10조8,000억원)을 추가 지출하는 계획을 반영하는 등 큰 틀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도 경기 부양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외식 장려 사업인 ‘고투 이트’(Go To Eat) 사업은 내년 6월 말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515억엔을 추가 투입한다.
이에 따라 스가 내각의 고투 트래블 일시 중단 조치는 최근 지지율 하락을 의식한 행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마이니치신문과 사회조사연구센터가 일본의 18세 이상 남녀를 상대로 12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달 7일 실시한 것보다 17%포인트 떨어진 40%를 기록했다. 스가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3%포인트 상승한 49%였다.
한 달 사이에 지지 여론과 비판 여론이 역전됐다. 올해 9월 16일 스가 내각이 출범한 후 마이니치 조사에서 비판 여론이 지지 여론을 웃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지율 급락은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불만으로 해석됐다. 스가 내각의 코로나19 대책에 관해 응답자의 62%가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14%만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달 조사에는 34%가 긍정적으로, 27%가 부정적으로 각각 평가했는데 기류가 완전히 바뀌었다.
특히 응답자의 67%는 국내 여행 장려 정책인 ‘고투 트래블’을 중단해야 한다고 반응했고 57%는 긴급사태를 다시 발령해야 한다고 답했다. 최근 일본에서 코로나19 감염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자 전문가들은 고투 트래블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으나 스가 총리는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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