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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비 연동제' 장착한 한전...하루 10% 급등 12년만에 최고

실적 변동성 축소·주가 재평가 기대

외인·기관 '사자'...2만6,000원 마감





한국전력(015760)이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하고 기후·환경 관련 비용을 별도 부과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12년 만에 최고 폭으로 급등했다. 앞으로 전력 생산원가에 따라 실적이 크게 엇갈리는 등의 불확실성 없이 안정적인 투자·배당 자원 확보가 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17일 한국전력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0.17%(2,400원) 뛴 2만 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월 21일 2만 6,100원을 기록한 후 가장 높은 수준이고 하루 상승 폭은 2008년 12월 8일 (13.7%) 이후 가장 컸다.



한국전력의 주가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통해 연료비 연동제 도입을 결정한다는 기대감에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였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091억 원, 301억 원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이끌었다. 장 중 전 거래일 대비 5~6%의 상승세를 보이던 주가는 오후 3시 한국전력이 연료비 연동제와 환경 관련 비용의 별도 고지를 골자로 하는 전기 요금 체계 개편안을 발표하자 급등하기 시작했고 결국 10% 이상 오른 채로 장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석탄·원유 등의 원가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던 기존의 전기 요금 체계가 한국전력의 주가 상승을 가로막고 실적 변동성을 키웠던 요인으로 지목해왔다. 지금까지 한국전력의 영업이익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등 국제 에너지 가격과 반비례해 큰 폭의 적자와 흑자를 오갔다. 즉 석탄·원유 등의 가격이 오르면 손실이 나고 반대의 경우 이익이 나는 상황이 반복됐던 것이다. 하지만 영업 비용의 30~50%를 차지하는 연료비를 전기 요금에 전가하게 되면 영업이익 변동성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변동성이 줄어들게 되면 한국전력의 주가가 재평가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전력 생산원가가 판매원가에 연동되는 외국 기업처럼 안정적인 투자·배당 재원 확보가 가능해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분야로의 진출도 용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 주가는 지난 2016년 6만 원대를 유지하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시작되면서 줄곧 하락했다가 최근 반등에 나서고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제도 개편을 통해 정부와 한국전력은 해상 풍력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투자 재원이 마련될 수 있고 스마트 그리드 등 완전히 변화하고 있는 전력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투자를 적극적으로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환경 요금의 분리 부과가 한국전력의 실적 개선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주요 비용 중 탄소배출권 등 환경 관련 비용이 구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해당 비용을 소비자에 분리 부과하는 개편은 긍정적으로 판단된다”며 “전력 구입비 연동제와 환경 요금 분리 부과가 모두 반영된 만큼 한국전력은 적정 투자 보수 수준의 안정적인 이익을 보장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내년 전기 요금이 인하될 가능성이 높아 영업이익은 기존의 시장 전망치에 비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연료 원가에 해당하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할 경우 전기 요금이 하락, 한국전력의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전기 요금이 1% 하락하면 연간 영업이익은 약 5,640억 원 축소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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