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마무리되고 있다. 올해는 십수 년의 경험치가 쌓여 가장 효율적이라고 여겨왔던 과거의 시스템을 접어두고 ‘비대면’이라는 단어로 함축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였기에 마치 사회 초년생이 된 것처럼 혼란스러웠다. 오프라인에서 이뤄졌던 대부분의 활동을 급작스럽게 온라인으로 전환해야만 했기에 더욱 그러했다. 내년이라도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바라지만 지금의 변화된 일상이 우리 생활의 본 모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사회적으로 커다란 이슈들이 일어나면 개인적으로 중요했던 일들이 하찮게 느껴지며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있다.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는 항상 연말정산을 준비했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비롯해 더 중요한 이슈들이 많아 무심하게 지나칠 수 있겠지만 은퇴 준비를 위해 연말정산은 중요하다. 특히 세금 혜택을 크게 받을 수 있어 실질수익률이 높은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 납입은 필수다. 저금리 시대에 가장 효율적인 재테크 기법은 세금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예금 금리가 1% 미만인 상황에서 세금까지 내게 된다면 실질적인 이자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소득 금액이나 나이에 따라 혜택이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 두 상품 합산 납입 한도는 연 1,800만 원이고 그중 연 7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액공제율은 13.2%로 종합소득금액 1억 원 이하의 만 50세 미만 소득이 있는 거주자의 경우 92만 4,000원을 절세할 수 있으므로 저금리 시대에 세금을 크게 절약할 수 있는 알찬 상품이다.
IRP는 퇴직연금(DB·DC) 가입자 또는 소득이 있는 거주자(공무원·교사·군인·경찰·소방관·자영업자 등)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연금저축은 소득이 없는 주부나 자녀들도 가입이 가능하다. IRP는 펀드나 예금 등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 매우 자유로우나 연금저축은 연금펀드 또는 연금보험으로 제한돼 있다. 안정적인 성과를 위해서 예금이나 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초저금리 시대에 펀드를 통한 투자는 필수다. 어디에 투자할지 고민되는 분들은 최근 IRP나 연금저축 상품으로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인기를 끌고 있으니 2020년이 지나가기 전에 금융기관에 자세한 세액공제 혜택 등을 상담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혼란스러운 시기에도 소소하지만 중요한 일들을 잊지 않고 하나하나 실행해나가는 것이 은퇴를 준비하는 가장 좋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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