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3자 연합 측에 산은이 지명하는 한진칼 사외이사 중 한 명을 내줄 수 있다는 뜻을 피력했다. 또 장기적 관점에서 항공 산업 건전성 제고에 동참한다면 3자 연합의 누구와도 언제든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 15일 서울경제와 만나 “3자 연합이나 3자 연합이 아니더라도 일정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장기적 시각에서 항공 산업을 건전하게 만들자는 취지에 동참한다면 얼마든지 협상할 생각이 있다”며 “이들 주주가 건전 경영 유지를 위해 한진칼 경영권을 감시하는 데 함께하겠다면 사외이사 세 자리 중 한 자리를 주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산은은 한진칼에 사외이사 3인 선임권 등의 내용을 포함한 7대 의무 조항을 부과하고 조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 감시체계를 구축했다.
이 회장은 조 회장과 3자 연합 간 경영권 분쟁에 산은이 개입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조 회장과는 어떤 밀약도 없었고 산은은 독립적으로 경영권을 감시하고 해석할 것”이라며 “3자 연합 측이 장기적 관점에서 진지하게 대화하기를 원한다면 반도건설이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든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지윤·김지영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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