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내년부터 5년간 태양광과 그린 수소 사업에 2조8,000억원을 쏟아붓는다. 연평균 5,600억원을 신사업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이 지난해 벌어들인 영업이익 3,783억원(연결 기준)의 1.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번 투자 로드맵을 주도한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사장)는 “지속 가능한 미래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한화솔루션은 21일 이사회를 열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주당 3만8,200원에 신주 3,141만4,000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21일 종가는 4만6,150원이다. 주당 발행가는 내년 2월 최종 확정된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태양광과 그린 수소 사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친환경 에너지 분야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1조2,000억원을 포함해 오는 2025년까지 2조8,000억원을 태양광과 그린 수소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 매출 21조원, 영업이익 2조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의 매출은 9조5,033원, 영업이익은 3,783억원이었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 확보 자금 1조2,000억원 가운데 태양광에 1조원, 수소 생산과 저장·유통 사업에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가장 많은 4,000억원이 차세대 태양광 기술 개발에 투입된다.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기술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중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벌이기 위해 차세대 태양광 소재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태양광 모듈과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결합해 판매하는 고부가가치 사업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시대에 맞춰 소규모 전력 사업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가상발전소(VPP) 사업에 대한 투자도 늘린다. 이를 위해 한화솔루션은 향후 AI 등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8월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그로잉 에너지 랩스(GELI)를 인수한 것과 같은 전략이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유상증자에서 M&A 목적으로 3,000억원을 배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단순히 태양광 모듈을 생산해 판매하는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정보기술(IT) 기반의 고부가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의미”라면서 2025년 태양광 기반 에너지 사업에서 매출 12조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유상증자 대금 가운데 2,000억원은 그린 수소 기술 확보에 쓸 계획이다. 수소 탱크 사업 관련 핵심 기술을 보유한 업체에 대한 M&A도 추진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그린 수소 사업에 총 5,000억원을 투입, 1조8,000억원 매출 달성이 목표다.
김동관 대표는 “지속 가능성 제고를 위한 기후 변화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면서 “10년 이상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서 쌓아온 역량을 발판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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