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법원 경매에서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한 주거시설은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에 위치한 한 주택(사진)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 쓰러져가는 폐가 상태의 이 주택은 올해 6월 13대 1의 치열한 경쟁률 끝에 1억6,20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인 260만원의 6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폐가가 이토록 높은 가격이 낙찰된 이유는 무엇일까?
21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주거시설 법원경매에서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한 성남시 금토동의 폐가는 당초 4월에 19대 1의 경쟁률 끝에 무려 2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하지만 잔금 미납으로 다시 경매가 진행되면서 이번에 주인을 찾게 됐다. 그린벨트 안에 있는 이 폐가가 상상을 초월한 금액으로 낙찰된 것은 공익사업 등의 이유로 철거 시 다른 지역으로 옮겨서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이축권’을 노린 투자로 보인다고 지지옥션 측은 밝혔다. 지지옥션은 “그러나 언제 이축권을 얻을 수 있는 공익사업이 진행될지는 미지수이기에 상당한 기다림을 요하는 투자”라고 말했다. 이 주택 바로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주택도 감정가의 무려 477%에 낙찰되면서 낙찰가율 3위에 올랐다. 2위는 서울시 강북구 번동의 다세대로 감정가의 831%에 낙찰됐다.
올해 경매시장에서는 이 폐가 외에도 다양한 기록들이 쏟아졌다. 먼저 주거시설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물건은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에 소재한 아파트로 확인됐다. 이 아파트 입찰에는 무려 119명이 참여했다. 지난 2018년 7월 10년만에 응찰자 수가 100명을 넘었던 용산구 후암동의 단독주택이 기록했던 105명보다 더 많은 그야말로 역대급 경쟁률이었다. 2번째로 높은 경쟁률은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아파트로 92대 1을 기록했으며, 3위도 88명이 입찰서를 제출한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아파트가 차지했다.
올해 상가 중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된 곳은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의 근린상가였다. 자그마치 431억원에 낙찰되면서 올해 업무·상업시설 중 가장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 낙찰가율은 감정가(378억원)를 훌쩍 넘겨 114%를 기록했다. 두번째로 큰 낙찰가는 부산시 금정구 남산동의 병원이 기록한 423억원이었으며,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의 근린상가가 369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이 근린상가는 과거 ‘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리다 영어의 몸이 된 이희진씨 소유여서 눈길을 끈다. 올해 2월 첫 입찰에서 유찰됐으나 4월에 열린 2회차 입찰에서 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낙찰됐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 서송원리의 임야에는 아파트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68명이 입찰서를 제출해 올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토지로 기록됐다. 70대 1에 가까운 경쟁률 탓에 낙찰가는 감정가(1,269만원)의 3배인 3,750만원을 기록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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