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가장 성공한 창업가의 조건은 젊음이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성공적인 스타트업은 젊은 창업가들이 이끈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창업가 정신으로 똘똘 뭉친 중년들에게 이 말은 공허하다. 창업전선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성공하는 스타트업 창업가의 평균 나이는 몇 살일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HBR)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설립 후 첫 5년 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상위 0.1% 기업의 창업가 연령은 평균 만 45세. 마찬가지로 기업공개(IPO) 또는 인수합병(M&A)를 통해 성공한 기업인으로 우뚝 선 스타트업 창업가의 연령 역시 40대 중반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스타트업 창업은 젊은이들의 특권’이라는 정설은 확인되지 않은 편견에 불과한 셈이다.
중년 창업가들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중년만의 장점이다.
무엇보다 그들은 시장 혹은 사업에 대한 상대적으로 높은 통찰력을 갖추고 있다. 자신만의 전문분야에서 오랜 시간 한 우물을 판 경험칙이 선사한 역량이다.
HBR은 “관련 분야에서 3년 이상 일한 창업자는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에 비해 성공할 가능성이 85% 높다”며 “특출난 창업가는 매우 젊은 나이에 성공할 수 있는 비정상적인 통찰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은 나이가 들면서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인 증시호황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해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등이 누구도 ‘넘지 못할 사업의 벽’을 세운 나이 역시 중년이 다 돼서였다. 앞선 창업 세대인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역시 마찬가지다. 애플의 가장 성공적으로 평가되는 iPhone은 스티븐 잡스가 53세 였을 때 처음 출시됐고 아마존의 미래 시가 총액 성장률 또한 베조스가 46세였을 때 가장 높았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 그러면 벤처캐피탈리스트(Ventuere Capitalist)들은 왜 젊은 창업자들에게 열광하는 것일까. 유독 말이다.
이에 대해 HBR은 젊은 창업가들이 투자이익을 회수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HBR은 “현재의 데이터로 확실한 답변을 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젊음이 창업가정신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풍조와, 성장 잠재력이 높은 회사보다는 투자수익이 높은 젊은 창업가에게 투자하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창업가들은 중년 창업가보다 재정적 제약이 많아 투자자는 이를 이용하여 더 낮은 가격에 양도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언젠가 창업’을 꿈꾸는 중년들이 많다. HBR의 연구결과는 이들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전한다.
‘나이만 놓고 보면 지금이 창업의 적기다’
젊은 스타트업 창업가 신화는 매우 이상적인 값 만을 보여준, 말 그대로 ‘신화’일 뿐이다. 스타트업 창업은 나이와 관계없이 할 수 있으며 경험으로 무장한 중년에게 스타트업 창업은 인생 제2막의 길이 될 수 있다.
/우지희 jiheewoo@lifejum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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