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 금융감독원 5급 신입 직원 최종 합격자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금감원이 전년보다 3명 늘어난 12명의 정보기술(IT) 신입 직원을 선발한다. 그동안 한 자리 수 채용에 그쳤던 IT 분야 신입 직원의 두 자리 수 선발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금융 당국도 금융권의 디지털 혁신 가속화에 대응해 한 손에는 금융, 한 손에는 기술을 갖춘 양손잡이 인재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르면 이달 말 신입 직원 최종 합격자 90명을 발표한다. 이는 지난해보다 15명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선발 총원이 늘어난 만큼 분야별 신입 직원 모집 수도 고루 증가했다. 특히 IT 분야 신입 직원 채용 규모가 크게 늘었다. 그동안 경영학·경제학 분야 신입 직원 채용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는 중에도 9명 내외 수준에서 선발됐던 IT 분야 신입 직원은 올해 처음으로 12명이 채용될 예정이다. 금융소비자보호처의 확대·개편으로 법학 분야 신입 직원도 전년보다 4명 늘어난 22명이 선발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채용은 전년보다 20%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라며 “현재 모든 전형을 마무리하고 최종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1월 중 신입 직원이 임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금융 당국이 IT 분야 신입 직원 수를 대폭 확대한 것은 최근 들어 IT 담당 인력에 대한 내부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전 금융권의 디지털 금융에 대응하기 위해 양손잡이 인재 채용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금감원의 또 다른 관계자는 “IT 인력 대부분이 IT·핀테크혁신실 등으로 배치됐던 과거와 달리 개별 감독국·검사국 등에서도 IT 인력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며 “금융사의 고도화된 전산 시스템, 디지털 등을 감독하고 검사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IT 담당자를 각국에 배치하는 것이 업무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시중은행들도 일찍이 양손잡이 인재 확보에 나서며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9월부터 IT 시스템인 ‘코어뱅킹’과 빅데이터 시스템 개발 담당자 등 총 10개 분야에서 경력자를 대대적으로 선발하고 있다. 내년 출범을 앞두고 있는 토스뱅크도 최근 서버 개발자, 프론트엔드 개발자 등 IT 직군 경력 개발자 모시기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전체 인력 가운데 IT 인력 비중이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금융권의 디지털 금융 전환에 맞춰 금감원도 양손잡이 인재 채용과 육성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마이데이터 사업 등을 비롯해 디지털 금융 영역이 더욱 확장되는 데다 은행부터 저축은행까지 혁신 금융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관련 기술에 대한 감독·검사도 중요한 사안이 됐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원 내에서 IT 인재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 IT 인력 선발은 꾸준히 늘 것으로 본다”며 “금감원 자체 디지털 과제도 섭테크를 통한 감독 업무 혁신과 레그테크 가속화, 핀테크 혁신인 만큼 관련 인재 선발뿐만 아니라 내부 자체 인력 육성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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