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겸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내년 4조 원, 오는 2025년까지 총 20조 원을 목표로 펀드 조성을 추진한다. 내년 결성되는 펀드의 재정·정책 자금은 전체 펀드 재원의 약 35% 수준으로 뉴딜 펀드 출자금 5,100억 원을 비롯해 산업은행, 성장사다리펀드 자금으로 조달한다. 민간 투자 자금 중 일부는 일반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사모 재간접 공모 펀드를 조성해 내년에 1,400억 원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재정의 후순위 투자 비율은 최대 20%까지 높이기로 했다. 국민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손실액의 20%는 정부가 책임지는 것이다.
펀드 투자 재원은 정책 우선순위, 투자 자금 용도 등을 고려해 뉴딜 사업과 뉴딜 프로젝트에 배분 투자한다. 뉴딜 분야 기업에 투자하는 기업 투자형 펀드에 70∼90%를, 인프라에 투자하는 인프라 투자형 펀드에 최대 30%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기업 투자형 펀드는 DNA, 그린모빌리티 등 6대 핵심 산업에 투자하는 ‘투자 제안형 펀드’와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기업의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성장형 펀드’로 운영된다. 이 중 투자 제안형 펀드에 50% 이상 배분되도록 중점 투자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민간 자본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유인 체계도 마련했다. 장기 투자를 허용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한편 투자위험을 완화하고 지원하는 식이다. 산업 성숙도가 낮고 자금 회수 기간이 긴 뉴딜 분야는 운용 기간을 일반 정책형 펀드(7~8년)보다 늘릴 수 있게 했다. 펀드 운용 기간은 10년까지 허용하되 장기 투자가 필요한 분야는 최대 20년까지 설정이 가능하다.
투자 위험도가 높아 민간 자금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데 부담이 큰 뉴딜 분야 투자를 제안·시도하는 펀드 운용사를 우대하고 이들에게 새로운 프로젝트 발굴도 유도하기로 했다. 투자 필요성과 위험도 등을 평가해 평균 35% 정도인 정책 출자 비율을 최대 45%까지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성과 보수 지급 기준이 되는 기준 수익률은 기존 7%에서 4~6%로 낮춘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정책형 뉴딜 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인위적인 자금 배분이 아니라 시장이 주도하는 펀드라는 점”이라며 “민간 투자자의 상향식 제안, 시장 친화적인 인센티브 구조에 기반한 뉴딜 펀드는 금융권이 디지털·그린 분야에 장기 투자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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