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만 보내면 비만 가능성까지 알려준다고?’
집에서 타액을 채취해 택배로 보내기만 했는데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왔다. 몸의 어떤 부분이 유전적으로 취약한지 알려주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영양제와 운동법까지 소개했다.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기업에 의뢰해 직접 검사를 진행하는 소비자직접의뢰(DTC) 유전자 검사 덕분에 가능해진 일이다. SK텔레콤(017670)과 마크로젠(038290), 인바이츠헬스케어 등이 지난 9월 출시한 유전자 검사 기반 개인 맞춤형 건강 코칭 서비스 ‘케어(Care)8 DNA’를 직접 체험했다. 이번 서비스를 통해 영양소·식습관 ·운동·건강관리·피부, 모발·개인특성 등 6개 영역의 총 29개 종류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받아 볼 수 있다.
유전자 검사는 빠르고 간편하게 진행됐다. 서비스를 신청한 지 이틀 만에 검사 키트가 집으로 배달됐다. 정확한 결과를 위해 채취 30분 전부터 음식을 먹거나 담배를 피면 안되다는 안내 문구를 그대로 따랐다 . 심리적으로 답답함이 있었지만 피를 뽑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편리한 방법이기에 참을 수 있었다. 용기에 침을 다섯 차례 정도 뱉어서 요구 양을 채웠다. 보존액을 넣고 섞은 뒤 키트를 회사로 택배로 반송했다. 검사기관인 마크로젠에서는 침 속 구강상피세포에 있는 유전자를 분석한다. 한국인 약 2만명의 유전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사대상자의 상대적 점수를 산출한다. 검사 결과는 11일 만에 나왔다. 약 2주가 걸린다는 회사 측의 설명보다 조금 빨랐다.
결과를 보고 환호와 탄식이 동시에 나왔다. 피부노화나 남성형 탈모 등은 걱정할 수준이 아니었지만 ‘한국인 평균대비 나의 영양소 점수’에는 빨간색 문구의 ‘주의’ 개수가 초록색의 ‘안심’의 수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충격을 받고 맞춤형 운동·생활습관 등을 소개하는 솔루션을 정독했다. 또 케어8 DNA 앱에서 코칭 상담 글을 올렸다. 유전상담사는 당일 오후에 부족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방법에 대해 면밀하게 알려줬다.
다만 지속적인 개인 맞춤형 건강 코칭 기능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앱에서는 매일 건강 관련 정보가 하나씩 제공되고, 다이어트 챌린지·야식 미루기 등 미션을 성공하면 코칭상담 쿠폰을 주는 ‘작심7일’이 운영된다. 하지만 검사 결과에 연결된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예를 들어 유전적으로 비타민 C 농도에 대해 주의가 필요한 기자가 매일 영양제를 섭취했는지 앱에 기록할 수 없다. 또 취약한 부분에 대한 정보만 모아서 볼 수도 없다.
‘본 검사 결과는 질병의 진단 및 치료의 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으며, 의학적인 소견이 필요한 경우 의사와 상담하기 바란다’는 안내처럼 참고만 할 뿐 결과를 맹신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케어8 DNA는 유전적 취약점을 안내하고, 위험을 예방하도록 지원한다는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김성태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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