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인 헬스케어 서비스를 주목하고 있다. 저금리·저출산·저성장의 3중고 위기를 맞은 생보 업계는 기존 계약자뿐 아니라 전 국민으로 확장된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신한생명은 지난 24일 업계 최초로 일반인 대상 건강관리 서비스업 부수 업무를 신청한 가운데 이를 필두로 생보사의 신청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금융 당국은 보험업권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를 위해 헬스케어 서비스를 기존 계약자뿐 아니라 일반인 대상으로도 영위할 수 있도록 했다.
생보 업계는 이를 통해 일반인 잠재 고객을 모으고 고객 데이터베이스(DB)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현재 업계에서 운영 중인 헬스케어 서비스는 ‘헬로(한화생명)’ ‘케어(교보생명)’ ‘S-워킹(삼성생명)’ 등이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인공지능(AI)이 음식 사진을 자동으로 분석해 영양소·칼로리 정보를 알려주거나 고객의 신체 정보에 따라 목표 걸음 수를 제시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교보생명은 ‘케어’에 ‘멘탈케어’ 서비스를 새롭게 추가하는 등 기능도 더해지고 있다.
보험사 헬스케어 앱을 통한 일반인들의 건강관리 생활화로 국민 건강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당뇨 위험군 대상으로 당뇨 예방 프로그램 도입 여부에 따라 연간 당뇨 환자가 17%가량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생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산업의 헬스케어 서비스 활성화는 보험사의 손해율 개선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 개선으로 인한 사회 전반의 의료비 절감과 헬스케어 산업 성장에 따른 고용 창출 등 국민·국가·보험사가 모두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에서는 미국 유나이티드헬스그룹, 중국 핑안보험, 일본 다이이치생명 등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헬스케어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핑안보험의 경우 헬스케어 앱 ‘핑안굿닥터’의 회원이 2억 6,000명에 달한다.
추후 보험사들이 보건 의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더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 현재 보험 업계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의 보건 의료 데이터(가명정보)를 보험 상품이나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 공유를 건의한 상태다. 보건 의료 데이터 활용이 가능해진다면 골다공증 환자의 골절 발생률 등 데이터를 분석해 골다공증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건강증진형 보험 상품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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