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적이 크게 악화된 CJ프레시웨이(051500)가 300억 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했습니다. 만기가 30년으로 긴 만큼 5년 후 중도상환(콜옵션)이 가능하다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금리는 연 3.9%입니다.
CJ(001040)프레시웨이는 식자재 유통과 단체급식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097950), CJ푸드빌 등 계열사 수요 기반과 전국 주요 거점별로 구축된 유통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업계 1위의 시장지위를 유지하는 곳입니다. 빠르게 성장한 만큼 투자 지출도 막대해 최근 몇 년간 차입과 부채비율이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으면서 그간 양호하던 실적마저 급락했습니다. 3·4분기 기준 회사의 누적 매출은 지난해 대비 17% 감소했습니다. 2·4분기까지 영업손실을 냈으나 3·4분기 정부의 외식지원 등 영향으로 반짝 흑자 전환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돼 수요가 다시 위축되는 추세입니다.
운전자본 부담과 단체급식 시설 투자와 자회사 인수 자금 등으로 재무부담은 계속 늘어가고 있습니다. 회사의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2015년 말 2,079억 원에서 올해 3·4분기 5,775억 원(리스부채 포함)으로 급증했습니다. 자회사인 에프앤디인프라(800억 원)과 CJ프레시웨이가 과거 발행한 신종자본증권(260억 원)이 부채성 자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재무부담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신종자본증권 등 영구채는 금융회사들이 자본을 확충하는 주 수단이었지만 최근엔 악화한 재무지표를 빠르게 개선하려는 일반 기업들도 발행을 늘리고 있는 추세입니다. 올해 들어서만 코로나19 여파로 관객들의 발길이 뚝 끊긴 CJ CGV(079160)(800억 원)와 유가급락으로 평가자산손실이 커진 현대오일뱅크(4,300억 원), 전력 수요가 감소해 올해 영업이익이 90% 쪼그라든 SK E&S(4,000억 원), 풀무원(017810)(930억 원) 등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했습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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