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분양하기로 계획을 세웠던 서울 아파트 단지 가운데 실제 분양으로 이어진 물량은 절반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강력한 분양가 통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각종 규제로 인해 서울 내 재개발·재건축 사업장들이 대거 분양을 미뤘기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로또 단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서울 전세로 눌러 앉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의 기대치를 모두 충족할 만큼의 분양 물량은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28일 직방에 따르면 올해 서울서 분양 예정이던 6만6,656가구 가운데 실제 분양된 가구 수는 2만8,100가구에 그쳤다. 이는 예정치의 42.2% 수준이다. 이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서 ‘둔촌주공재건축’, ’래미안원베일리’ 등 주요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이 연내 분양일정을 잡지 못하고 내년 이후로 연기됐기 때문이다.
한편 전국적으로 보면 분양 예정물량 전국 31만 4,000여가구 가운데 90%인 28만 2,214가구가 실제로 분양했다. 수도권에서 14만4,290가구, 지방에서 13만7,924가구가 분양했다. 지방에서는 대구시(3만340가구), 부산시(1만9,620가구), 충청남도(1만8,288가구)의 순으로 많은 공급이 있었다. 대구시, 충청남도 등 일부 지방도시에서는 연초 예정보다 많은 실적을 보였다. 비교적 분양가 규제가 덜했던 지방 위주로 분양 실적이 좋았다.
한편 로또 분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청약 경쟁률은 치솟았다. 올해 아파트 전국 평균청약경쟁률은 27.4:1로 나타났다. 시세 차익만 수억원에 달하는 서울시 평균 청약경쟁률은 77:1로 가장 높았다. 특히 ‘고덕아르테스미소지움’, ‘서초자이르네’ 등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이 높았다.
한편 오는 2021년에도 서울 아파트 ‘공급 절벽’은 이어질 전망이다. 분양 예정인 2,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는 주로 재개발·재건축 단지이기 때문이다. 분양가 책정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내년에도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미뤄지는 단지들이 상당수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만큼 청약 열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분양예정 5만9,539가구 중 2만 4,400가구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아파트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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