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서울 상위 20% 고가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처음으로 20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 3구 아파트 시장이 다시 들썩거리면서 평균 매매가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 여기에 강남 3구 아파트 거래도 다시 늘고 있다. 이달 거래 건수 상위 지역에 강남 3구가 2~4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강남 3구 아파트 시장은 지난 11월 들어 거래도 줄고 가격도 하락했다. 하지만 정부가 전국 37곳을 규제지역으로 새롭게 지정한 ‘12·17 대책’ 이후 가격이 오르고 거래도 늘고 있다. 각종 규제에 ‘똘똘한 한 채’에 대한 매수 수요가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서울 5분위 아파트(상위 20%) 평균 매매가격은 20억 12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18억 8,619만 원)과 비교하면 1억 원 넘게 오른 가격이다.
통계를 보면 이들 고가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올 7월 이후부터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유세 부담 등 각종 규제로 아파트 매수 수요가 주춤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평균 매매가는 9월 19억 원, 10월 19억 원에서 11월에는 18억 원으로 하락했다. 이달에는 20억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5분위 12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 또한 전월 대비 6.04% 올라 여타 분위보다 높았다. 1분위가 2.39% 올라 그 뒤를 이었고 △4분위(2.37%) △3분위(2.00%) △2분위(1.64%) 등의 순이었다. 전국에서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의 가격을 지수화한 ‘KB 선도50’ 지수 또한 이달 1.16% 올라 지난달보다 상승 폭을 확대했다.
고가 아파트 거래량도 증가세다.
이달 24일까지 등록된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를 보면 강남구 아파트 거래량은 193건으로 노원구(226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송파구가 155건으로 3위, 서초구가 143건으로 4위를 차지했다. 종전에는 노원구와 도봉구·금천구 등 서울 외곽 지역들이 아파트 거래 시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12월에는 거래 상위 지역에 강남 3구가 이름을 올린 것이다. 현재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청담·삼성·대치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아파트 매매가 자유롭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강남 3구 매수세가 확연히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서울 고가 아파트 전셋값도 강세다. 서울 상위 20%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이달 10억 1,847만 원을 기록하며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10억 원을 넘겼다. 11월(9억 7,374만 원)과 비교하면 4,474만 원 증가했다. 고가 아파트 전세가는 새 임대차 3법 시행 이후인 올 8월부터 계속 올라 이달에는 10억 원을 넘어선 것이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29.97㎡는 이달 23일 33억 5,000만 원에 전세 거래됐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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