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이 3%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가격이 거의 오르지 않았는데 임대차법이 월세마저 폭등시킨 것이다.
29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은 0.96% 상승했다. 지난달 상승 폭(1.06%)보다는 소폭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률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강남이 1.16%, 강북이 0.74% 올랐다. 경기도와 인천은 각각 0.45%, 0.18% 상승했다. 수도권 전체로 보면 0.58% 올랐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월세 가격은 급등했다. KB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임대차법 시행 이후 8~12월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 누적 상승률은 3.35%다. 올해 전체 상승률이 3.77%인 점을 고려하면 임대차법이 월세 가격을 급등시킨 것을 알 수 있다. 수도권도 임대차법 시행 이후 월세 가격이 2.60% 올랐다.
실제로 서울 곳곳에서 고가 월세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194.69㎡는 이달 4일 보증금 13억 원, 월세 450만 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2단지’ 전용 152.64㎡ 또한 10일 보증금 3억 원, 월세 400만 원에 거래됐다. 서울 외곽 지역에서도 고가 월세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 ‘두산위브트레지움’ 전용 84.99㎡는 지난달 보증금 1억 원, 월세 160만 원에 계약됐다.
한편 월세 가격 급등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21년부터 수도권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가운데 주요 지역 곳곳에서 ‘전세 매물 부족’으로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셋값 또한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보유세가 대폭 강화되면서 집주인들이 월세를 올리는 방식으로 세입자들에게 세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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