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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FOCUS] 해외 부동산 '큰손' 韓기관 자금 흡수하는 아마존

아마존 美 각지서 물류센터 건설…국내 기관 '먹거리'로

유럽 시장 수익성 낮아져 미국으로 눈 돌려

美호텔·오피스 EOD 타격…물류센터 투자 이어질 듯





한동안 유럽 시장에서 부동산 쇼핑을 하던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미국 아마존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임차인 보호 강도가 높은 유럽보다 고정적인 임대료 상승분을 보장하는 미국 시장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국면 이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어서다. 올 들어 투자 손실을 안긴 호텔·오피스 자산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물류 인프라를 선호하고 있는 점도 배경으로 거론된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기관이 참여한 미국 내 아마존 물류센터의 누적 프로젝트 규모는 1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미국 각지에 건설되는 아마존 물류창고에 연이어 자금을 쏟고 있다. 이달 한국교직원공제회 등 국내 대형 기관은 이지스자산운용과 하나금융투자가 미국 델라웨어주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센터 인수를 위해 설립된 부동산 펀드에 2,000억원을 투자했다. 아마존은 버지니아주와 캔자스시티주, 미네아폴리스주에 설립되는 물류센터 역시 이지스운용을 통해 국내 기관을 영입 중이다. 신한금융그룹도 이달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진행되는 아마존의 물류센터 개발사업에 총액인수 형태로 뛰어들었다.

국내 기관투자자의 자금이 몰렸던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전경


유럽 중심이었던 투자 자산의 주축이 미국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최근 3년간 국내 기관들이 선호하는 지역은 서유럽이었다. 지난해 유럽 상업 부동산 투자액의 40%가 프랑스일 정도로 일부 국가에 자금이 쏠렸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조사 기관인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RCA)에 따르면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해 120억유로(약 16조원)규모 상업용 부동산을 인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유럽 부동산을 많이 산 큰손투자자로 부상했다.

그러나 코로나19 국면 이후 유럽 부동산 시장의 수익성이 낮아지자 북미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 부동산 시장은 통상적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임대료 산정 근거로 사용한다.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1년 전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9%를 보였지만 지난 11월에는 -0.3%로 떨어졌다. 반면 미국 시장은 임대료의 고정 상승률을 보장한다. 이번 델라웨어 물류센터 투자 당시 아마존은 2%의 상승률을 적용한 임대료를 약속했다.



부동산 업계의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유럽의 물가상승률이 하락세로 접어들자 미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미국 자산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교직원공제회 등 국내 기관이 투자한 미국 델라웨어 물류센터


그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자산은 물류 인프라다. 국내 기관들은 북미 지역 내 호텔과 오피스 다수에 투자했지만 여러 번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공실이 이어지거나 건설이 중단돼 등 직격탄을 맞았고 기한이익상실(EOD)이 확정되는 사례가 나왔다. 이에 반해 물류는 최근 인프라 시장에서 빠르게 부상하는 업종으로 꼽힌다. 국내 기관은 포트폴리오를 분산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 그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실제 공간 효율성이 높아지고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물류 시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임대료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해 미국 주정부도 물류창고 건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최근 아마존 물류센터에 투자한 국내 기관들은 연평균 7~8%의 기대수익률을 예상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아마존뿐 아니라 미국 DHL과 페덱스 등도 물류시설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 대규모 투자금이 앞으로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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