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8일 확정한 국가 전력 수급 중장기 계획인 9차 전력 수급 기본 계획(2020~2034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저 전원인 원전 설비 비중은 올해 23.3GW에서 2034년 19.4GW로 3.9GW 감소한다. 원전과 합해 국내 발전량 비중 70%를 차지하는 석탄 설비 역시 9차 전력 계획상 올해 35.8GW에서 2034년 29GW로 6.8GW 줄어든다. 정부는 대신 실효 용량이 실제 설치된 설비용량의 7분의 1 수준인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보조하기 위해 LNG를 2034년 59.1GW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LNG는 1kwh당 549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이는 같은 단위의 석탄(992g/kwh)보다는 적지만 원전(10g/kwh)보다는 50배 정도로 월등히 많다. 정부는 2034년까지 수명 연한 30년이 넘는 석탄 발전기 30기를 폐지하고 이 가운데 24기를 LNG 발전기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탈원전을 지키려다 탄소 중립이라는 스스로 세운 목표에도 위배되는 전력 계획을 수립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9차 전력 계획에 따르면 2030년 석탄 발전량 비중은 여전히 29.9%여서 환경 단체를 중심으로 정부가 탈원전을 고수한 탓에 공격적인 석탄 발전 감축에 나서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탈원전 ‘도그마’에서 벗어나 원전을 포함한 탄소 중립 달성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영국 등 주요국들이 탄소 중립 달성의 주요 수단으로 원전을 꼽는 것은 재생에너지만으로는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화석연료를 전기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것이 탄소 중립인데, 발전 효율이 가장 큰 원전이야말로 탄소 중립에 가장 적합한 발전원”이라고 말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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