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고(故) 이건희 전 삼성회장의 지분을 모두 물려받을 경우 총 보유 주식 가치가 3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다만 현재의 법정상속분 비율을 적용할 경우 절반 가량인 14조원대 수준일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CXO연구소는 31일 이같은 내용의 ‘상황별 삼성가 상속인별 주식재산 규모 예상 시나리오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한국CXO연구소는 이달 24일 종가 주식평가액을 기준으로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전부 넘어갈 경우와 법정상속분 비율대로 돌아갈 경우로 나눠 분석을 진행했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건희 전 회장은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0.08%), 삼성SDS 9,701주(0.01%), 삼성물산(028260) 542만5,733주(2.88%), 삼성생명(032830) 4,151만9,180주(20.76%) 등의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지분을 모두 물려받게 되면 물려받는 주식재산 가치는 19조3,900억원(이달 24일 기준)에 달한다. 여기에 이 부회장이 기존 보유하던 9조 원 상당의 주식재산까지 더해지면 총 28조 원을 훌쩍 넘기게 된다. 국내에도 주식 보유액이 30조원에 육박하는 주식 부자가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이건희 전 회장이 기록한 역대 최고 주식평가액 22조2,980억 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며, 아랍왕족 셰이크 만수르의 재산 34조 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다만 삼성전자 지분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전부 넘어가면 상속세 부담도 커진다. 이건희 회장 별세 전후 2개월씩 4개월 간 삼성전자 평균 주식평가액은 15조 5,760억 원으로 삼성전자 지분에 대한 주식상속세만 9조 650억원 가량이며, 여기에 삼성생명 등 다른 주식의 지분가치를 더 하면 천문학적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법정상속 비율에 따라 상속이 이뤄질 경우 홍라희 여사가 받는 주식재산은 7조 8,677억 원,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세 명의 자녀들이 받는 주식은 각각 5조 2,451억 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삼성가의 상속 1순위자는 배우자 1명과 자녀 3명으로 총 4명이다. 법적 상속 비율대로 주식지분을 나눌 경우 배우자는 3분의 1(33.33%), 자녀들은 각 9분의 2(22.22%)에 해당하는 비율을 물려받는다.
이건희 회장 유족들이 법정상속 비율대로 주식지분을 나누게 될 경우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보유 주식이 14조 3,915억 원으로 국내 1위 주식 부자가 된다. 홍 여사는 기존 갖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가치 4조 2,131억 원에 상속 주식재산을 더할 경우 12조 원이 넘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주식 부자 2위에 오르게 된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은 삼성물산(1045만 6450주)과 삼성SDS(301만 8859주)에서 동일한 주식을 보유중이며 두 종목의 주식평가액은 24일 기준 1조 4,534억 원으로 평가됐다. 상속 지분가치를 더하면 6조6,900억 원대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현대차 정몽구 명예회장 4조 8900억 원, 카카오 김범수 의장 4조 6700억 원 주식재산을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이 상속인 중 누구에게 얼마나 돌아가느냐에 따라 국내 주식재산 순위와 삼성가 계열 분리 속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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