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일가 2·3세 경영 본격화
총수 일가 중 소띠 기업인으로는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있다. 1973년생으로 올해 49세가 된 김 부회장은 2019년 아버지 김재철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 사실상 동원그룹 총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상반기 전년 대비 영업이익을 19.6%까지 끌어올리는 등 뚜렷한 성과를 냈다. 1985년생으로 김승연 한화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는 지난해 11월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승진한 대표적인 젊은 경영인이다. 비대면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는 시대에서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역할을 맡았다.
1937년생으로 올해 87세가 된 조양래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도 소띠 기업인이다. 지난해 불거진 자녀들의 경영권 분쟁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고동진·김준 등 대기업 CEO 대거 포함
삼성전자 3인 대표 체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사장도 소띠 경영인이다. 코로나19 확산에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까지 겹친 악재 속에서 유임한 고 사장은 경영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하는 역할을 떠안게 됐다. 당장 이달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1 기간에 공개되는 ‘갤럭시 S21’의 흥행 여부가 관건이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해 3·4분기 7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새해에도 흑자 경영을 이어가는 것이 목표다. 정 사장은 올해 TV 수요 강세가 예상됨에 따라 패널 공급량을 늘리고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사를 확보하는 과제를 앞두고 있다. 유화 업계에서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1961년생 소띠 경영인이다. 올해 SK이노베이션 계열로 있는 SK아이이티(SK IET)의 상장, SK루브리컨츠 소수 지분 매각 등 굵직한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당장 오는 2월 전기차 배터리 영업 비밀 침해 여부를 놓고 LG에너지솔루션(옛 LG화학 전지사업본부)과 벌이고 있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결과도 나온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는 은퇴를 선언한 서정진 회장의 뒤를 이어 앞으로 셀트리온을 책임진다. 올해는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가 출시될 예정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국민들의 기대가 높다. 이 밖에 소띠 기업인으로는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 정기섭 포스코에너지 사장, 정철동 LG이노텍 대표, 김호성 GS홈쇼핑 사장 등이 있다.
금융권선 최현만·진옥동 눈길
저금리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금융·증권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포스트 코로나’ 대비에 나섰다. 1961년생인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대표적인 증권가 소띠 기업인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도 연간 첫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어서 올해도 큰 이변이 없는 한 미래에셋대우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네이버와 함께하는 마이데이터 사업 등 신사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어서 최 부회장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 관심이다.
은행권에서는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이 모두 1961년생 소띠다. 두 행장 모두 연임에 성공하며 향후 리딩뱅크를 사수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등이 모두 1961년생 소띠 동갑이다.
/전희윤·양사록·우영탁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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