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주가 조작 등 자본시장 교란 행위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경우 벌금도 함께 물도록 한 법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일 헌재는 자본시장 교란 행위에 징역형과 함께 벌금도 내도록 한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 과도한 처벌이라며 제기된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6(합헌)대 3(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443조 1항과 447조 1항은 시세 변동을 꾀하고 풍문을 유포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1∼3배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동시에 징역형을 선고할 경우 벌금도 함께 매기도록 하고 있다.
이날 헌재는 “허위 공시 등을 통한 시세 조종은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고 자본시장의 신뢰성을 저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징역형에 더해 벌금을 매길 수 있도록 한 법 조항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봤다.
이어 “몰수·추징 규정과 달리 벌금은 불법의 정도를 드러낼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징표”라며 이익 규모를 기준으로 1∼3배의 벌금을 정하도록 한 것이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위헌 의견을 낸 이선애·이석태·이영진 재판관은 “50억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게 되는 경우 이를 내지 못하면 1천일 이상의 노역장에 유치되는데 이는 사실상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받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