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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정책
'2개월 시한부' 신한울 3·4호기 생명 연장 가능할까[뒷북경제]

원전 건설에 이미 수천억 투입...취소땐 소송전 불보듯

공사지연 책임 한수원에 묻기 어려워 허가 연장 무게





정부가 탈(脫)원전 정책으로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원전 3·4호기의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신한울 3·4호기 발전 허가 연장 요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허가가 연장될 경우 내년 2월 고철이 될 위기에 처했던 신한울 3·4호기의 운명은 다음 정권으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1일 관계 부처와 한수원에 따르면 한수원은 이달 중 신한울 3·4호기 발전 허가 기한 연장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청할 계획입니다. 신한울 3·4호기는 지난 2015년 건설이 확정돼 오는 2022년과 2023년 말 차례로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2017년 10월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중단됐습니다. 한수원은 2017년 2월 신한울 3·4호기 발전 사업 허가를 이미 받았음에도 사업 착수에 추가로 필요한 공사 계획 인가를 지금까지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발전 사업 허가를 취득한 뒤 4년 내 공사 계획 인가를 받지 못하면 발전 사업 허가마저 취소돼 신한울 3·4호기 건설 자체가 무산될 수 있습니다.

■한수원 “다른 신규 사업까지 막힐 판”...수천억대 소송 부담도

한수원이 기한 연장을 준비하는 것은 업무상 배임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지금껏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위해 투입된 비용은 두산중공업의 기기 사전 제작 비용(4,927억 원)과 토지 매입비 등을 포함해 7,900억 원가량으로 추산됩니다. 한수원이 정부에 발전 사업허가 연장 신청을 할 수 있음에도, 손 놓고 있다가는 두산중공업이 한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수원으로선 뒷탈을 막기 위해 공을 정부에 넘겨야 하는 셈이죠.

아울러 발전 사업 허가가 취소되면 향후 신재생발전 등 다른 신규 발전 사업까지 막힐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습니다. 전기사업법에 따르면 발급받았던 발전 사업 허가가 취소될 경우 해당 사업자는 향후 2년간 여타 신규 발전 사업에 대한 허가를 얻지 못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설계 및 기자재 선제작에 들어갔다가 중단된 신한울 3·4호기는 이번 9차 전력구습기본계획에서 빠졌다.신한울 3, 4호기 건설부지 현장/사진제공=한수원




■산업부에 넘어간 공...“공사지연 책임 한수원에 묻기 어려워”

허가 연장 권한을 쥔 산업부의 속내는 복잡합니다. 앞서 문재인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을 백지화한 탈원전 정책을 확정한 터라 공사 계획 인가를 내주고 사업 착수의 길을 틔워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산업부에 남은 선택지는 발전 사업 허가를 취소하거나 연장하는 방안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이미 신한울 3·4호기 건설에 투입된 돈이 수천억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산업부가 발전 사업 허가를 직접 취소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보상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허가가 취소되면 두산중공업이 한수원에, 한수원은 다시 산업부에 보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잘못으로 공사가 지연되는 것도 아니어서 허가 취소가 적법하지 않다는 점도 부담스럽습니다. 전기사업법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허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있습니다. 한수원이 공사 계획 인가를 받지 못한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면 이를 감안해 발전 허가 연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예외 조항의 도입 취지는 사업에 착수하지 못한 귀책사유가 사업자에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신한울 3·4호기가 중단된 책임이 한수원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무회의 의결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백지화된 만큼 한수원에 건설 지연의 책임을 돌리기 어렵고, 이에 따라 발전 허가 연장이 가능하다는 것인데요. 이런 이유로 산업부 내부에서는 허가를 연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탈원전 기조 속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가능할까

신한울 3·4호기의 발전 허가가 연장되면 당장 두 달 뒤 폐기 처분될 신세는 면하게 됩니다. 다만 발전 사업 허가가 연장되더라도 공사 재개 시점은 기약하기 어렵습니다. 공사 인가 허가 확보 등 발전소 건설을 위한 추가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탈원전 기조가 수정되지 않으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에너지 전환(탈원전) 로드맵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만큼 일선 부처인 산업부가 신규 허가를 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신한울 3·4호기는 건설 재개도, 폐지도 불투명한 상태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신한울 3·4호기를 지금 당장 죽이지도, 살리지도 않겠다는 것”이라며 “재가동 여부는 결국 정권 차원에서 가름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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