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만족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만족한다’는 평가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처한 와중에 국내에서 더해지는 규제 일변도 정책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경제가 4일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주요 기업 119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도 경영계획 설문’에서 기업들의 37.8%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별로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매우 만족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3.4%를 합치면 41.2%가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불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정책에 대한 이 같은 평가는 긍정적인 평가보다 무려 여섯 배 이상 높은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정부 정책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은 6.7%에 불과했다. ‘대체로 만족한다’는 반응이 5.9%, ‘매우 만족한다’는 답변이 0.8%였다. 기업 52.1%는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보통’이라고 답했다.
특히 기업들은 정부의 규제 정책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44.4%(중복 선택 가능)는 정부가 가장 잘못하고 있는 분야로 ‘규제 정책’을 꼽았다. 노동정책을 지목한 기업은 12.8%였다. 해고자의 노동조합 가입 허용을 골자로 한 노동조합법 개정안 국회 통과, 주 52시간제의 일방적 강행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 정책은 아니지만 부동산 및 가계 대출 정책을 가장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8.7%로 제일 높게 나타나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반영했다.
올해 한국 경제에 부담을 줄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는 소비 부진(22%)이 꼽혔다. 민간 주체의 경제 심리 약화(18.6%)라는 응답은 두 번째로 많았다. 40% 이상의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민간 경제활동 부진을 불안 요소로 지적한 것이다. 기업 규제 증가(15.3%)는 세 번째로, 규제 일변도 정책 또한 민간 경제 심리에 악영향을 주고 있음을 시사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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