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코스피가 강한 상승 흐름 속에 3,000 선 돌파를 시도하면서 최근 급등한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와 별개로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코스피가 배당 기대감 등 연말 대형주를 중심으로 상승해온 만큼 저평가된 중·소형주와 가치주 등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이 이후 상승 랠리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부터 이날까지 코스피는 31.91% 올라 같은 기간 중소형 종목이 몰린 코스닥(24.36%)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내에서도 대형주의 수익률은 33.99%로 코스피 전체 수익률을 웃도는 반면 중형주(26.00%)와 소형주(17.94%)는 이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상승률 상위 종목에도 대형주가 다수 포함됐다. 최근 2개월간 LG전자(066570)우(117.42%), SK이노베이션(096770)(94.42%), SK이노베이션우(70.89%), LG전자(66.67%) 등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중·소형주를 넘어서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의 상승 여력은 여전히 충분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연초에도 국내 증시는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삼성증권을 비롯한 다수의 증권사 역시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최대 3,300 선까지 높이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경기 및 정책이 견인하는 이익 증가 추세와 기대감을 반영하면 주가수익비율(PER) 밸류에이션에 기초한 코스피의 눈높이는 올해 이익 전망에서 2022년 추가 성장 여지까지 확장돼도 큰 무리가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단기에 많이 올랐기 때문에 연초 증시는 변동성이 커지며 중·소형주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최근 급등한 대형주 대신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한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적은 물론 성장 모멘텀을 겸비한 저평가 중·소형주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올해 조선·증권·정유·상사·미디어·엔터·철강·디스플레이·해운·화학·호텔·자동차·반도체 등이 실적 상향을 이끌고 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 현물 배당을 챙긴 금융 투자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며 삼성전자 등 고배당 초대형주의 하락세가 나타날수록 실적 및 밸류에이션, 기존 소외 여부 등에 기반한 알파 전략을 노리는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며 “1~3월에는 단기 실적보다 한 해 실적과 관련한 스토리(테마) 및 밸류에이션 등에 관심을 두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덜 오른 가치주 역시 주목해볼 만하다. DB금융투자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성장을 겸비한 것 중에서도 전통적인 관점에서의 가치주 매력이 높은 기업을 찾아야 한다”며 “긴 안목에서 밸류에이션 순환을 믿고 투자 종목의 전환을 고려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업종 내 저평가된 가치주로는 POSCO(005490)(철강)·KT&G(033780)(음식료)·하나금융지주(086790)(금융)·LG유플러스(032640)(통신)·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자동차)·휠라홀딩스(081660)(의류)·현대미포조선(010620)(조선)·PI첨단소재(178920)(IT)·한국토지신탁(034830)(건설)·효성화학(298000)(화학)을 꼽았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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