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선거인단의 대통령 선거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 정신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차기 대권 도전도 염두에 두고 있는 펜스 부통령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부통령은 부정하게 선택된 선거인단을 거부할 권한이 있다”고 썼다. 전날 조지아주 유세에서는 펜스가 우리를 위해 해내길 바란다. 우리의 위대한 부통령이 해내길 바란다. 그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했다. 연이어 압력을 넣고 있는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을 무시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확인하는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펜스 부통령이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뒤집으라는 얘기다. 지금까지 당선인을 확정하는 상·하원 합동회의는 형식적 절차에 그쳤다. 회의를 주재하는 부통령의 역할도 각 주에서 제출한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크게 읽고 당선인의 최종 승리를 선언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행보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으로 대처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명백하게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선거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은 낮지만 이 경우 차기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그에게 등을 돌릴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펜스는 어렵고도 아마 부정적 결과만 낳는 ‘루즈-루즈(lose-lose)’ 상황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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