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골프의 첫 태양은 하와이에서 뜬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8일 오전(한국 시간) 하와이 카팔루아 리조트 플랜테이션 코스(파73)에서 열리는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TOC·총 상금 670만 달러)로 새해 일정에 돌입한다.
TOC는 지난 1999년부터 매년 1월 첫 주에 같은 코스에서 치러졌다. 플랜테이션 코스는 페어웨이가 넓고 내리막 경사인 홀도 많아 비현실적인 장타를 마음껏 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뒤바람이 강한 18번 홀(파5)이 ‘장타 홀’인데 타이거 우즈(미국)는 2002년 이 홀에서 드라이버 샷으로 498야드를 보내기도 했다. 레이저 측정 장비인 샷링크가 전면 도입되기 전이라 비공식 기록으로 남아 있다. ‘괴물 장타’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의 드라이버 샷이 몇 야드까지 찍힐지 지켜보는 것도 올해 대회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일 것이다.
새해 첫 대회부터 우승하면 ‘운수대통’이다.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2017년 이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그해에만 5승을 챙겼다. 메이저 대회 첫 우승도 그때 했다. 세계 랭킹 3위인 토머스는 세계 1위 더스틴 존슨(미국)과 올해 대회 우승 후보 1순위를 다툰다. 토머스는 2017·2020년 대회, 존슨은 2013·2018년 대회 우승자다. 토머스는 “새해를 우승으로 시작하는 것은 더없이 멋진 일”이라며 “올해 목표는 매 대회 일요일(최종 4라운드)에 강한 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37세의 존슨은 “내게는 성장의 여지가 있다. 20대는 아니지만 20대를 사는 느낌”이라고 했다.
TOC는 신무기 경연장으로도 유명하다. 휴식기 동안 새 클럽을 지급 받은 선수들이 이 대회를 통해 실전 테스트를 한다. 토머스와 존슨도 새 드라이버로 무장했다. 세계 2위 욘 람(스페인)은 아예 클럽 브랜드를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반면 세계 18위 임성재는 마스터스 준우승 때 썼던 드라이버를 믿고 가기로 했다. 임성재는 지난해 혼다 클래식 우승으로 ‘왕중왕전’ 성격의 이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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