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위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3·4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2.64%, 1.84%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87%포인트, 0.94%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같은 기간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소폭 상승했지만 연체율은 각각 0.51%포인트, 0.17%포인트 감소했다. 상위 5개사 가운데 개선 폭이 가장 큰 곳은 페퍼저축은행이다. 페퍼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68%포인트, 연체율은 1.78%포인트 낮아졌다. 한투저축은행도 각각 0.49%포인트, 0.18%포인트 떨어졌다.
코로나19로 돈줄이 마른 가계와 기업의 대출이 급증한 상황에서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악화하지 않은 것은 금융 지원 정책의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1금융권을 비롯해 저축은행을 포함한 2금융권의 건전성은 코로나19 여파에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9월 말 국내 은행 연체율은 0.3%로 지난 2007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이는 1년 전보다 0.14%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카드사의 지난해 상반기 연체율도 전년 동기 대비 0.23%포인트 떨어진 1.38%였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대출 만기 연장 등 금융 지원으로 당장 부실 대출이 드러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저축은행들이 일찍이 대손충당금을 쌓아두는 등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부 지원이 끝나는 올 상반기부터 잠재 부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초부터 시행한 중소기업·소상공인대상 대출의 만기 연장, 이자 납부 유예 기한을 지난해 9월에서 올 3월로 연장한 바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소상공인과 중기의 자금난이 이어지면서 금융 지원도 6개월 더 연장돼 금융권 내 부실채권을 정확히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체율 등은 후행 지표인 만큼 올 1·4분기 이후 부실이 갑작스럽게 나타나지 않더라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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