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부동산 규제의 여파로 지방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아파트는 오히려 상승폭을 넓히고 있다. 지방 집값이 오르자 매수세가 다시 수도권으로 회귀하는 ‘역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1월 첫째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26%로 집계됐다. 전주 대비 0.03%포인트 오른 수치다. 서울은 지난주와 동일한 0.06%를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상승률(0.10%) 두드러졌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저금리 유동성과 입주물량 감소, 그리고 상대적 저평가 인식 등으로 매수 심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지역이나 강남권 주요 단지를 위주로 집값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경기와 인천의 상승폭은 더 커졌다. 인천은 송도신도시 내 상승이 더뎠던 단지를 위주로 지속적으로 가격이 오르며 0.26%에서 0.27%로 올랐고, 경기권 아파트는 지난주 0.32%보다 크게 오른 0.37%의 변동률을 보였다. 특히 주목할만한 곳은 양주의 상승세다. 지난해 말 까지만 해도 0.1~0.2%대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새해 들어 변동률이 1.44%로 껑충 뛴 것이다. 지난 6·17 대책으로 규제지역에 편입된 바 있는 양주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지난해 말부터 나오면서 상승폭이 커졌다는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실제로 지난 12·17 대책으로 양주 백석읍, 남·광적·은현면 등 일부 지역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기도 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양주와 의정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호재가 있는 역세권을 위주로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연말께 가격이 급등했던 지방권 아파트는 지난 11월과 12월 차례로 추가 규제지역이 발표된 이후 상승폭이 줄어드는 분위기다. 지방 아파트의 매매가 변동률은 지난주 0.33%에서 이번주 0.28%로 감소했다. 5대광역시도 0.45%에서 0.37%로 그 폭이 줄었다. ‘천도론’의 주인공인 세종도 전주 대비 상승폭이 0.03%포인트 줄어든 0.24%를 기록했다.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하며 호가가 높아진 탓에 거래 성사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지방의 전세가도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주 0.35%였던 지방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이 이번주 0.30%로 그 폭이 축소된 것. 다만 80주 연속 전세가가 오르고 있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전주와 동일한 상승폭을 유지했다. 지난주와 같은 0.13%을 기록한 서울에서는 마포·용산구와 강남·서초·송파구 등 상대적으로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25개구 중 가장 상승률이 컸던 마포구와 용산구는 각각 0.19%를 기록했고,강남(0.16%)·서초(0.18%)·송파구(0.17%)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경기권 아파트는 전세가 상승폭이 오히려 늘었다. 지난주 0.25%에서 이번주 0.26%으로 늘어난 것이다. 고양과 양주가 전주 대비 상승폭이 크게 올랐는데, 고양은 0.43→0.63%, 양주는 0.29→0.49%로 올랐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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