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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다른 곳도 이래요'가 인사...비용 탓에 사업 정리 못해"

중기硏, 중기 552곳 경영설문

39.7% "작년 보다 올해 악화"

7.1% "코로나 이후 폐업 고민"

매출 감소에 투자·고용도 줄여

지난달 28일 서울 명동거리가 한산하다./연합뉴스




경북에서 직원 4명과 수산물 도매업을 하는 A씨는 지난해 매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보다 30% 감소했다. A씨는 "거래처 사장을 만나면 '안녕하세요' 대신 '다른 곳도 이래요'하고 묻는 게 인사가 됐다"며 "사업을 정리하고 싶지만, 비용 문제 탓에 결정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에서 광고물과 사인물을 제조하는 B업체는 코로나 19 사태 이후 매출이 70%나 급감했다. 일감이 부족하다보니 납품 단가도 낮아져 광고물을 제작해도 남는 게 없다고 한다. 이 업체 대표는 "광고물업체들의 폐업이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가 작은 규모 전시 행사라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은 올해 경영이 지난해 보다 더 악화된다고 예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0곳 중 7곳은 코로나 19 사태 이후 사업 정리를 고민했다.



10일 중소기업연구원이 지난해 12월 4~16일 중소기업 522곳을 대상으로 경영 설문을 실시한 결과 올해 경영 전망에 대해 39.7%는 "지난해 보다 악화된다"고 답했다. "개선된다"고 답한 기업은 7.6%에 그쳤다. 7.1%는 "코로나 19 사태 이후 사업 정리를 고민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매출 규모에 대해 47.7%는 하반기 매출이 상반기 대비 줄었다고 답했다. 올해 예상 매출에 대해서도 46.9%는 지난해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예상 투자 규모는 25.3%가 지난해 대비 줄이고, 고용 규모도 20.7%가 지난해 대비 줄인다. 경제위기 회복 예상 시점을 묻자, 38.5%는 '올해 하반기'를 지목했지만, 33%는 "당분간 회복되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런 기업의 경영난을 해결해야 할 정부 지원 사업의 효과는 낮았다. 중소기업 지원 사업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53.3%는 "지원사업을 모른다"고 답했다. 노민선 중기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일부 기업만 꾸준히 성장하는 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기에 대한 재정 지원을 유지하고 생존력 제고를 위한 구조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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