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은행연합회의 은행 통계 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까지 국내 은행의 판매관리비 중 퇴직급여 규모는 9,375억 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545억 원(6.2%) 증가했다. 통계가 있는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많다. 종전 최대치는 유럽발(發)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2012년의 9,225억 원이었다.
지난해 연간으로 봐도 퇴직금 규모는 역대 최대일 것으로 보인다. 2020년 4·4분기 퇴직금이 전년도 4·4분기(3,348억 원)만큼만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연간 퇴직금 지급 규모는 1조 2,723억 원에 달한다. 이전 최대치는 2019년의 1조 2,179억 원이었다.
이는 은행들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받으며 적극적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에서는 지난해 말 각각 511명과 496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전년도에 비해 약 40% 늘어났다. 우리은행에서도 지난해 12월 28일까지 진행한 희망퇴직 접수에 470명이 몰려 전년도 퇴직자(305명)보다 55% 가까이 늘어났다. 대부분의 사람이 은행 업무를 스마트폰으로 보고 인터넷은행의 공세도 강화하자 은행들은 지점을 통폐합하고 인력을 줄이며 비용 감축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은 지난해 전체 점포의 5%에 이르는 237곳을 통폐합하며 역대 최대로 많은 점포를 줄였다. 올해 역시 1~2월에만 최소 26곳을 없애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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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지역 경제 충격과 디지털 금융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지방은행의 퇴직금 증가율이 높았다. 지난해 3·4분기까지 931억 원을 지급해 전년도보다 9.3% 늘어나며 국내 은행 평균 증가율(6.2%)을 웃돌았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은행·씨티은행 등이 소속된 시중은행의 퇴직금은 5,372억 원으로 5.3% 증가했다. KDB산업·수출입·IBK기업·수협·NH농협은행 등이 속한 특수은행 퇴직금은 3,014억 원으로 6.4% 불어났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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