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춤했던 국내 냉동 피자시장도 다시 들썩이고 있다. 냉동피자는 2016년 국내시장에 데뷔해 2018년 단기간에 1,000억원에 육박했으나 지난 2019년 700억원대로 다시 하락하면서, 몇 되지 않는 역성장한 간편식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냉동 피자가 코로나19로 집에서 먹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다시 800억원대를 회복하며 들썩이고 있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냉동피자 시장(닐슨 기준)은 800억원대로 추정된다. 지난해 1~10월까지 냉동피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성장한 760억원으로 집계됐다.
냉동피자는 이례적으로 역성장한 간편식 시장이다. 냉동 피자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198억원에서 2017년 880억원, 2018년 952억원으로 3년간 지속 성장하다 지난 2019년 715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배달 피자 대비 절반 가까이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의 호기심을 끌었지만, 맛이 소비자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한 데 따른 결과다. ‘맛과 품질이 중요하다’라는 불변의 진리를 넘지 못하며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이에 식품업계는 냉동 피자의 맛을 보완하며 냉동 피자 전쟁 '2라운드'에 돌입했다. 오뚜기(007310)와 CJ제일제당(097950), 풀무원(017810)은 기술력을 앞세운 프리미엄화에 초점을 맞춰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인수한 미국 냉동피자 2위 업체인 슈완스와의 기술 협력 상품을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내놨다. 제품 개발 단계부터 슈완스와 협업해 도우와 소스, 토핑을 전면적으로 업그레이드한 '고메 프리미엄 피자'를 선보이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제분 노하우로 개발한 전용 프리믹스와 3단 발효 숙성으로 최상의 도우 식감을 만들어냈고 셰프가 본인만의 비법 소스를 만드는 방식을 적용했다.
풀무원의 기세도 무섭다. 풀무원은 지난 2019년 12월 출시한 ‘노엣지 꽉찬토핑 피자’를 앞세워 지난해 1·4분기 시장점유율 20%를 넘기며 CJ제일제당을 제치고 냉동피자 2위로 올라섰다. 물량이 모자라자 지난 해 하반기부턴 라인 확장을 통해 생산량도 50% 이상 늘렸다.
1위 오뚜기도 지난해 냉동 피자 라인업을 새단장했다. 도우를 생 이스트로 반죽하고 저온 숙성해 쫄깃한 맛을 살렸다.
국내 냉동피자 시장은 지난해 시장 회복을 토대로 규모 역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점유율 경쟁 역시 치열하다. 지난 2019년 오뚜기(56.5%), CJ제일제당(27.9%), 풀무원(2.9%)였으나 지난해 10월 오뚜기(47.7%)에 이어 풀무원(20.1%)이 CJ제일제당(14.6)을 누르고 2위에 올라섰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올해의 상승세를 이어가면 내년엔 시장 규모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식품업계가 품질을 업그레이드하면서 냉동피자 업계도 진검승부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리 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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