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해양과 관련된 해외 금융 기관들을 적극 유치하고 국내 금융기관들도 서울이 아닌 부산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부산을 영국 런던이나 싱가포르와 같은 세계적인 해운 금융 중심지로 키워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에 해운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선박이나 해운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목표를 위해 해양진흥공사는 지난 2018년 설립 당시부터 부산에 본사를 뒀다.
황 사장은 부산을 중심으로 해양 금융 기능이 강화되면 고용 효과도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해운 필수 장치인 컨테이너 박스만 해도 수리나 검수 등 다양한 산업이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황 사장은 “해외에 의존하고 있던 해양 관련 산업을 국내로 조금씩 가져오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국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야말로 공공 기관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자금 지원과 같은 단기 처방만 계속할 수 없는 만큼 해운 시황 정보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을 제공해 기업들이 합리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 해운 선사들은 선박 가치 평가 등을 해외 기관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높은 상황이다.
해양진흥공사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서도 해외 기관에 의존하고 있는 해양 정보산업을 자체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해양진흥공사는 해운이라는 특정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만큼 해운 재건이 마무리되면 공사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 HMM 재무구조가 개선돼 차후 민간 기업에 인수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에 해양진흥공사는 올해 해운 시황 정보의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해운 지수와 운임 예측 모형을 개발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최적화된 분석 기법으로 해운 지수의 공신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해운시장의 40~50%를 차지하는 건화물선 시장에 대한 분석을 강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아시아 중심 건화물 28개 항로에 대한 KOBC 건화물선 운임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황 사장은 “여러 과제가 있겠지만 공사를 지속적인 기관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드루리 등 해외 해운 분석 기관처럼 선박 가치 평가나 산업 진단을 통해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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