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상장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해외 주식시장이 아닌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하기 위해서다. 상장 기업 가치가 최소 50조 원에서 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돼 그동안 주식시장 안팎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시기에 관심이 컸다. 현재의 흐름대로라면 LG에너지솔루션은 하반기에는 주식시장 전광판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LG화학(051910)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주요 증권사들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RFP는 상장 심사 및 공모를 앞두고 관련 작업을 도울 증권사를 찾는 단계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상장 주관사 선정 이후 거래소 예비 심사 등을 거쳐 이르면 올해 하반기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LG화학 배터리 부문에서 물적 분할돼 설립된 회사다. 자동차용 전지뿐 아니라 대용량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와 소형 전지 사업도 벌인다. 배터리 사업을 뗀 LG화학은 석유화학과 첨단소재, 바이오(생명과학)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당초 해외 상장 등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국내 증권시장과 IPO 시장에 유동자금이 몰리면서 최종적으로 국내 상장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상장 몸값도 역대급이다. 증권가에서 최소 50조 원 이상의 상장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몸값이 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IPO를 통한 공모 규모도 5조 원 이상 될 것이라는 평가다.
상장 시기도 시장 예측보다 앞당겼다. 시장에서 분할 후 2~3년 내 상장에 나설 것으로 관측했지만 분할 직후 주관사 선정에 나섰다. 한 증권사 IPO 임원은 “상반기 증시 상황에 따라 상장 시기가 유동적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상장 예비 심사가 진행 중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결과를 본 뒤 하반기 본격적인 공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IPO에 본격 나서면서 주관사 자리를 두고 증권사들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일부 증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이 물적 분할을 추진할 당시부터 관계자들을 만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NH투자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 등이 유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증권도 재개 경쟁 관계에 있는 만큼 주관사 자리를 차지하기에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해외 생산 기지 확충 및 연구개발(R&D)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상장을 계기로 13조 원 수준의 매출을 오는 2024년까지 30조 원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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