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1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우려 속에 소비자들이 백화점·할인마트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대형 매장 방문을 꺼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식당 영업이 제한돼 ‘집쿡(cook)’ 수요가 늘면서 그나마 할인점 매출은 같은 기간 1.7% 증가했다.
카드 국내 승인액도 같은 기간 3.3% 감소했다. 카드 매출이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1차 확산 때인 지난해 3월(-4.3%)과 4월(-5.7%) 이후 8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심리지수도 89.8로 떨어져 석 달 만에 다시 90 아래로 내려갔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이하면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는 소비자들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 밖에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도 전년 대비 8.4% 감소했다. 다만 오프라인 소비가 줄어드는 것과 반대로 온라인 매출은 같은 기간 19.2% 늘며 지속적으로 두 자릿수가 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용지표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이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취업자는 전년 대비 62만 8,000명 줄어 감소 폭이 확대됐고 15∼64세 고용률도 65.3%로 1.8%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관련 산업의 호조로 수출이 늘어난 것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대목이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 대비 12.6% 늘었고 일평균 수출액도 7.9%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지난달 “실물경제 불확실성이 확대하고 있다”고 경고 신호를 낸 데 이어 이달에도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최근 백신 접종과 주요국 정책 대응 강화에 따라 경제 회복 기대도 살아나고 있다는 게 기재부의 평가다. 지난달 국고채 금리가 중장기물 중심으로 상승세(국채값 하락)를 보인 것도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세종=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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