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총수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다시 서울구치소에 갇히게 됐다. 그는 2017년 2월 17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래 다시 영어의 몸이 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 2월 5일 진행된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선고를 받고 353일에 걸친 구치소 생활을 끝낸 경험이 있다. 재구속은 1,078일만이다.
18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이날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선고 직후 구속영장이 다시 발부된 그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될 예정이다. 2017년 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과정에서 구속됐던 이 부회장은 2심 판결 때까지 약 1년 동안 이미 수감생활을 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대로 판결이 확정될 경우 잔여 형기는 1년 6개월이다. 2심 판결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을 때는 삼성전자 관계자 등이 이 부회장 수행에 나섰지만 법정 구속된 이날은 법원과 법무부 등 관련기관이 이 부회장의 이동과 구속 절차를 진행한다.
아직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재상고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을 변호하고 있는 이인재 변호사는 선고 직후 “이 사건은 본질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남용으로 기업이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당한 것”이라며 “그러한 본질을 우리가 고려해볼 때 재판부의 판단은 유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상고 여부에 대해 이 변호사는 “판결을 검토한 이후에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에게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2017년 2월 17일 구속됐다. 1심 재판부는 같은 해 8월, 총 89억원을 뇌물·횡령액으로 인정하면서 그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2018년 2월 5일 항소심 재판부는 뇌물·횡령 인정 액수를 36억원으로 대폭 줄이고,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했다. 이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항소심이 무죄로 판단한 최서원씨 딸 정유라씨의 말 세 필 구입비 등 50억여원도 뇌물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한편 경기도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는 사회적으로 특별한 지위가 있던 이들이 다수 수용된 곳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 등에 사건이 계류된 미결수 가운데서도 특히 각종 게이트 등에 연루돼 유명세를 치른 정치, 경제 사범들이 특히 많이 수감돼 있다.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국정농단 사건의 대표적 사범들이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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