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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합병하면 우리가 손해” 첫 단추부터 삐걱대는 통합 오토에버

합병비율 오트론 11% 엠엔소프트 3% 상향에도

주주들 "대주주 유리한 합병 구조" 불만

일부 주주들 집단 소송 준비 등에 나서

현대차그룹 합병비율 추가 수정 나설지 주목





현대자동차그룹 내 소프트웨어(SW) 계열사 합병이 진통을 겪고 있다. 분산된 소프트웨어 역량을 통합해 급변하는 모빌리티 시장 환경에 대응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합병 비율을 두고 피합병 법인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다. 대주주에 유리한 합병 구조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307950)와 현대엠엔소프트·현대오트론은 최근 합병 비율을 한 차례 조정했다. 기존 합병 비율은 오토에버 대 오트론 대 엠엔소프트가 1대 0.11 대 0.95였다. 하지만 이달 11일 합병 비율은 1 대 0.13 대 0.987로 변경됐다. 합병 비율을 정하는 합병 가액이 오트론이 1만 864원에서 1만 2,808원으로 11.1%, 엠엔소프트가 8만 8,381원에서 9만 1,045원으로 3.01% 상향됐다. 합병 비율 조정에 따라 통합 오토에버의 특수 관계자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76.17%에서 75.35%로 감소한다.

오토에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합병 신고서 내용 중 정정을 요청한 사항들을 반영해 합병 비율을 조정한 것”이라며 “보다 정밀하게 합병하기 위한 조정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합병 비율을 산정한 EY한영회계법인은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에 따라 합병 증권 신고서 53곳을 수정했다. 합병에 큰 영향이 없어 보이는 자료 출처 추가에서부터 합병에 핵심적 영향을 주는 피합병 법인의 합병 가액 산정을 위한 매출액 추정,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같은 내용도 고쳤다. 엠엔소프트의 비상장 주식이 거래되고 있었지만 기존에는 ‘주식 양수도 거래 내역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던 부분이 ‘38커뮤니케이션과 피스톡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확인했다’로 정정됐다.



하지만 피합병 주주들의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합병 비율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을 회사가 되사주는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의 기준이다. 피합병 법인 주주들의 자산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오트론보다 합병 비율이 덜 상향된 엠엔소프트 주주들은 입을 모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오토에버에 유리한 합병이라고 주장한다. 엠엔소프트 주주들은 오토에버와 엠엔소프트의 합병 비율은 1 대 1.95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두 회사의 자본 총액만 보면 오토에버의 자본 총액이 5,426억 원으로 엠엔소프트(2,089억 원)의 두 배가 넘는다. 기존 1 대 0.9 수준으로 합병 시 엠엔소프트의 주주가 유리하다. 하지만 발행주식 수까지 고려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엠엔소프트는 414만 5,000주로 오토에버(2,100만 주)의 5분의 1 수준이다. 1주당 자본 총액을 계산하면 엠엔소프트가 5만 398원, 오토에버가 2만 5,836원이다. 엠엔소프트가 오토에버보다 1.95배 크다. 1주당 자본 총액으로 보면 엠엔소프트 주주들이 오토에버 주식을 2주가량 받아야 하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일부 주주들은 “만약 엠엔소프트에 대주주 지분이 많았다면 정반대의 합병 비율이 나오지 않았겠느냐”고 꼬집었다.

업계에서는 SW 계열사 간 합병이 미래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첫걸음임에도 정교함을 보이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지난 2018년 상장 법인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 합병 비율이 지배 구조 개편의 발목을 잡았던 경험이 있었음에도 또 한 번 주주 반발에 맞닥뜨리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합병 시 가치 평가 작업이 통상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쳐 진행되는 것은 맞지만 주주들의 불만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은 부담일 것”이라며 “향후 현대차그룹이 어떤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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