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월 9,000만명이 이용하고 10억 편에 달하는 웹소설 콘텐츠를 보유한 글로벌 1위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면서 원천 콘텐츠·지적재산권(IP) 확보 전쟁에서 승기를 거머쥐었다. 이미 글로벌에서 선전하고 있는 네이버웹툰과 더불어 웹소설 1위 플랫폼을 보유하게 되면서 IP비즈니스에서 시너지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네이버는 “지난 19일 열린 이사회에서 세계 최대 웹소설 왓패드의 지분 100%를 약 6억 달러(6,533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왓패드는 2006년 설립된 캐나다 토론토 기반의 웹 기반 스토리텔링 플랫폼으로, 50여개의 언어로 쓰인 웹 기반 창작물이 공유되고 있다. 창작물 중 77%가 영어로 쓰이고 있을 정도로 북미 기반이 탄탄하다. 또 1,500여편의 지적재산권(IP)이 출판되거나 영상물로 제작된 바 있다. 특히 소설로 출판되고 영화로도 제작된 ‘애프터(After)’가 대표작이다.
네이버가 이번 인수에서 기대하는 건 네이버웹툰과 왓패드의 시너지다. 각각 세계 시장에서 1등을 하고 있는 플랫폼으로, 단순 합산만 해도 1억 6,000만명을 대상으로 한 시장이 창출되는 셈이다. 플랫폼이 커지면서 이용자와 창작자가 추가로 모여들면서 IP·콘텐츠 시장에서 네이버 플랫폼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웹툰 사업을 하면서 갖춘 노하우를 바탕으로 웹소설 시장을 키우고 수익 모델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웹소설(Web fiction)’이라는 단어가 대중적으로 쓰이지 않는다. 왓패드도 홈페이지상에 회사를 ‘소셜 스토리텔링 플랫폼’으로 소개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은 유료 서비스·광고·IP비즈니스로 이어지는 PPS(Page Profit Share)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웹툰을 글로벌 산업 수준으로 끌어올린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웹소설 시장을 키우고 수익 모델을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원천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네이버의 경우 이미 검증된 웹소설을 웹툰으로 2차 저작했을 때 ‘전지적 독자 시점(전독시)’나 ‘재혼황후’처럼 큰 성공을 거둔 사례가 많았다. 특히 전독시의 경우 현재 총 조회 수가 1억 회에 육박하고 영화 제작을 앞두고 있어 ‘웹소설-웹툰-영상화’에 이르는 성공 공식을 쓰고 있다. 글로벌로도 넷플릭스에 디즈니 플러스가 가세하고 유튜브도 오리지널 시리즈를 강화하는 등 OTT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영상의 토대가 되는 IP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 네이버가 IP를 가장 많이 확보하는 곳이 되면 이후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창작자의 진입장벽이 가장 낮은 곳이자 가장 다양한 콘텐츠가 올라오는 곳이 웹소설 플랫폼”이라며 “OTT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원작을 찾을 때는 왓패드나 네이버웹툰을 찾아오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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