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복수의결권이 벤처기업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복수의결권이란 주식 1주당 의결권을 최대 10주까지 인정해 주는 것으로 정부가 벤처·스타트업이 경영권을 보장받으면서 외부의 투자를 적극 유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24일 중소기업연구원은 ‘복수의결권제도 도입이 벤처기업 연구개발투자에 미칠 영향 분석’ 보고서 발간을 통해 "벤처기업 대주주 지분율이 30~50%인 구간에서 추가적인 지분율 1%포인트 상승이 벤처기업 R&D 투자액을 최대 540만원까지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율을 1%포인트 올려야 되는 상황이라면 R&D에 투자할 540만원이 불가능해 진다는 의미다.
더구나 R&D 투자 확대가 궁극적으로 기업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복수의결권 도입으로 벤처·스타트업의 대주주가 안정적인 지분율 유지하게 되면 R&D투자 를 확대하고 이는 곧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선순환이 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기업데이터의 1만4,179개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일반화 성향 점수 매칭 방법을 통해 분석했다. 김상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주주 지분율이 늘어나면서 의사결정 권한이 강화될 있는 구간인 30~50%에 대주주 지분율이 존재하면 (복수의결권이 도입시) D&D 지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주주가 의사결정을 위한 충분한 지분율을 확보한 경우 대주주의 지분율과 R&D 투자 지출과의 연관성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부터 비상장 벤처기업의 복수의결권 도입을 추진했다. 중기부는 연내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하위법령 등 복수의결권제도 정착에 속도를 낸다는 입장이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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