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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나눠갚기, 상환능력 기준으로… 마통 개설 2배 껑충

“일률적 기준 아닌 상환능력·대출기간 등 고려”

개인 단위로 DSR 적용 추가시 대출한도 감소까지

강한 규제 예고에 연초 마통 신규 개설 3만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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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이 오는 3월 고액 신용대출의 원금 분할 상환안을 공개하는 가운데 차주의 소득, 부채 현황, 만기 등을 고려해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신용대출이 만기 일시 상환 방식을 적용하는 만큼 일률적으로 대출 금액만을 기준 삼아 ‘급전 수요’까지 막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 차주의 원금 부담이 늘어나고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대출 수요자의 고민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초부터 신규 개설된 마이너스통장이 3만 1,000건을 넘어서는 등 규제 전에 미리 대출을 받자는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25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권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3월 가계 부채 선진화 관리 방안과 고액 신용대출의 원금 분할상환 방안을 공개한다. 현재 신용대출은 매달 이자만 내고 만기 시 원금을 한 번에 갚는 구조다. 1년 단위로 만기를 연장해 최장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당장 돈이 필요해서 신용대출을 이용하기보다 ‘일단 받아놓고 보자’는 심리로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원금 분할상환이 의무화되면 이 같은 불필요한 신용대출 수요는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은 상환 능력을 넘어선 불필요한 대출을 막기 위해 일률적인 대출 금액 대신 차주의 상환 능력에 따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액의 기준으로 특정 금액을 정하고 그 이상 신용대출을 받은 경우에 일률적으로 원금 분할상환을 적용하기보다 차주의 연봉, 부채 현황 등을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연봉이 5,000만 원인 차주와 5억 원인 차주가 똑같이 신용대출로 5,000만 원을 빌릴 경우 대출 금액만을 기준으로 원금 분할상환을 적용하면 연봉 5억 원인 차주에게 실효성이 없다는 분석이다. 대출액을 소득과 견줘 갚을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경우에만 제동을 걸겠다는 게 금융 당국의 입장이다.

차주의 소득 외에 만기도 변수로 꼽힌다. 1년 미만의 단기 신용대출보다 연장 등을 통해 장기 대출에 원금 분할상환을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은행권에서는 제도가 도입되면 매달 차주가 부담해야 할 상환액은 커지는 반면 대출 한도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융 당국은 현재 금융회사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관리하는 데서 차주 단위별 DSR 심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DSR은 모든 가계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신용대출의 원금 분할상환액이 포함됨에 따라 개인의 DSR이 높아져 주택담보대출 등 다른 대출의 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신용대출·주담대 등 대출을 통해 자금 계획을 세운 소비자들 사이에서 ‘미리 대출을 받아야 하느냐’며 혼란을 토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이너스통장 등 다른 사각지대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 가능성도 있다. 마이너스통장은 차주가 필요할 때마다 한도 내에서 꺼내쓰는 금액에 대해서만 이자가 부과되는 형식이라 원금을 갚아버리면 한도를 두는 의미가 사라져서 이번 원금 분할상환이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연초부터 마이너스통장을 통한 신규신용대출은 급증하는 추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지난 21일까지 14영업일 동안 5대 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한도거래대출 또는 통장자동대출)은 총 3만1,305건이 이뤄졌다. 지난해 연말 기준 하루 1,000건 수준이었던 신규 마통 개설 건수가 이달에는 하루 2,000여건씩으로 껑충 뛴 것이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3주 새 6,766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급증하는 신용대출의 흐름을 억제하기 위해서 이같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영국, 미국 등 해외에서는 소액의 신용대출에도 원금 분할 상환을 시행하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결국 갚아야 하는 대출인데 조금씩 나눠서 하면 차주에도 도움되고 은행도 건전해진다”며 “(차주가) 갚을 수 없을 정도로 하는 건 지나치고 ‘지나친 정도’에 대해 금융권과 얘기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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