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미국은 민주당이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며 시작했다. 조지아주 상원 결선 투표까지 완벽한 승리로 이끌면서 백악관, 상하의원 다수당을 모두 차지한 것이다. 이로써 조 바이든 정부는 시작부터 국정 운영에 탄력을 받게 됐다.
이는 당은 다르지만 지난 2001년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취임 때와 비슷하다. 지금처럼 50 대 50에 가까운 상원과 약간의 우위를 점한 하원을 거느리고 집권을 시작했던 부시 정부는 6개월 만에 대규모 감세와 국방비 증대, 획기적인 교육 개혁을 추진하는 데 성공했다.
바이든 정부 역시 초기에 순탄하게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현 입지를 대담한 정치 행보를 할 수 있는 권한으로 여길 것이다. 재정 지출 및 세금 정책 부문에서 민주당을 통합하기 위한 정치 자본을 확보할 텐데 예산 조정 절차를 활용한다면 단순 상원의 과반 찬성만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절차를 통해 바이든 정부가 기후 문제와 사회 기반 시설, 주 정부 지원, 의료, 교육 등에 씀씀이를 더 늘리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약속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실제 올해 초 조건에 부합하는 가구들에 총 1,300억 달러의 지원금이 직접 지불됐다. 이런 상황에서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미국 국채 수익률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 이후 처음으로 1%를 돌파했다. 경기와 물가 회복으로 주식을 사들이려고 하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주식시장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금리와 낮아진 주가수익비율, 달러 약세에 영향을 받아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낙관적인 전망 속에 경기민감주와 가치주들이 팬데믹 시기에 수혜를 입은 성장주와 기술주보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여기에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기업 심리 즉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이 깨어난다면 경제는 더욱 활기를 찾을 것이다. 분야별로는 원자재와 부동산 등 인플레이션 자산,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과 관련된 대체 에너지, 인프라 등을 주목할 만하다. 이 같은 미국의 경기 회복은 신흥국과 미국 외 선진국 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리스크는 존재한다. 시장에 리스크 오프가 지속될 시 성장주와 기술주에서 지나치게 버블이 생기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6개월 내 안정적으로 대량 공급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2021년은 드라마틱한 해가 될 여건을 갖췄다. 미국에서 민주당의 압승은 ‘블루 웨이브’라고 표현한다. 이는 경제에 청신호가 될 수 있다. 물론 시장은 몇 번의 조정이 있겠지만 오히려 이것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다.
/엘리샤 레빈 BNY Mellon 운용그룹 수석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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