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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으로 그나마 버텨..."소비 충격 커 회복속도 빠르지 않을 것"

[작년 22년 만에 역성장]

-1.0%로 역대 세번째 마이너스

수출 회복에 4분기는 1.1% 성장

코로나 3차 확산에 거리두기 강화

민간소비 여전히 위축 상태 지속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외환위기(IMF)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코로나19는 내수에 집중 충격을 가하며 민간 소비가 -5%를 기록, 연간 성장률을 0.8%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020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을 발표한 26일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고 상점들의 폐업이 이어지고 있는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오승현기자 2021.01.26




지난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를 기록하면서 22년 만에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 경제가 역성장한 것은 석유파동이 있었던 지난 1980년(-1.6%)과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8년(-5.1%)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민간 소비와 수출 모두 충격을 받은 가운데 그나마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면서 간신히 버텼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연간 실질 GDP가 1,830조 5,802억 원(원계열 기준)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고 26일 밝혔다. 2017년 3.2%, 2018년 2.7%, 2019년 2.0%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연간 성장률이 결국 뒷걸음질쳤다. 한은은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이 외환위기보다는 작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4분기부터 2009년 3분기까지 4분기 동안 성장률은 -1.0% 수준이다.



연간 성장률은 지난해 11월 한은 조사국이 내놓은 전망치 -1.1%보다는 소폭 개선됐다. 4분기 성장률이 1.1%를 기록하면서 3분기(2.1%)에 이어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했기 때문이다. 민간 소비 위축에도 반도체와 화학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 회복세가 도움을 줬다. 지난해 4분기 수출 성장률은 2.1%로 4분기 GDP에 대한 성장 기여도는 5.2%포인트로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내수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1.4%포인트로 연간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끌어내렸다. 민간 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2.4%포인트를 기록했다. 연간 수출은 전년 대비 2.5% 감소하면서 1989년(-3.7%) 이후 31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지난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제조업은 전년 대비 1.0% 감소하면서 2009년(-2.3%)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1.2%로 1998년(-2.4%) 이후 최악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주체별로 살펴보면 민간에서 발생한 충격을 정부가 네 차례에 걸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으로 떠받친 모양새다. 지난해 민간 부문의 연간 성장률 기여도는 -2%포인트인 반면 정부는 1%포인트를 기록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났다고 보기 이르다고 진단했다. 2019년 4분기 GDP를 1로 놓고 봤을 때 지난해 4분기 GDP는 0.99 수준으로 코로나19 이전에 못 미친다. 민간 소비 역시 2019년 4분기를 1로 보면 지난해 4분기가 0.93으로 지난해 1분기(0.94)보다 악화된 상황이다. 우리 경제의 추세성장률이 2% 초반인 만큼 올해 3%대 회복을 기록하더라도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볼 수 없다는 진단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차나 2차 때보다 3차 확산이 확진자 수도 많고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도 강화돼 민간 소비가 꽤 위축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소득(GNI) 성장률은 -0.3%를 기록했다. 한은은 국민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1인당 GNI가 2019년 3만 2,115달러보다 소폭 감소한 3만 1,000달러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명목성장률을 0% 수준으로 추정하고 원·달러 환율이 1.2% 상승한 것을 감안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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