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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손실보상' 꼬이자...與 "4차 재난지원금 먼저 지급"

4월 선거 전 보상 어렵자 재난지원금 카드 다시 꺼내 들어

3월 중 지원 유력…논란 컸던 손실보상 소급 적용도 않기로

중기부 소관 별도 자영업자 지원 기금 마련 계획 미뤄질 듯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 겸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성형주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위해 4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할 손실보상제는 앞으로 발생할 피해 구제에만 초점을 맞추겠다는 방침이다. 손실보상제를 오는 2월 중 입법해도 4월 보궐선거 전까지는 보상을 해주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재난지원금 카드를 지난 총선에 이어 또다시 꺼내 들었다는 지적이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4차 지원금 논의는 아직 이르다”고 밝힌 지 열흘도 안 돼 여당이 지원금 지급을 공식화하면서 4월 보궐선거를 위한 졸속 정책 아니냐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27일 의원총회에서 “4차 재난지원금을 통한 피해 보상은 당정청 협의 사항”이라고 말했다고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홍 의장은 “4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손해를 보완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4차 지원금 지급 시기는 보궐선거 전인 3월 중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박 원내대변인은 “2월 임시국회에서 (재난지원금을) 논의하고 3월 정도에 지급돼야 상반기에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 당장 (3차 대유행) 피해가 잇따르고 있어 4차 재난지원금으로 이들을 구제하는 방식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대신 민주당은 논란이 됐던 손실보상제는 소급 적용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홍 의장은 “손실보상제는 미래의 일이다. 소급 적용 논란은 여기에서 마쳤으면 좋겠다”며 선을 그었다. 자영업자 보상을 제도화해 현금을 지급하기까지 현실적으로 빠른 입법이 어렵고 제도화할 경우 집단소송 가능성도 있어 결국 4차 지원금 조기 지급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정은 최근까지만 해도 자영업자 손실보상과 관련해 중소벤처기업부 소관의 별도 기금을 마련하기로 가닥을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번 자영업자 손실보상은 중기부 소관 근거법 및 자금 집행을 위한 기금 설립이 필요하다고 보고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위해 기금을 설립할 경우 지속적·장기적으로 국가 재정에 부담을 안기게 돼 당정 내에서도 부정적 여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월부터 백신 공급이 시작되더라도 올해 안에는 정부의 영업 금지·제한 조치가 완전히 중단되기 어려워 자영업자에 대한 보상이 연말 또는 내년 이후까지 거의 매달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현재 발의된 여당 의원들의 재원 소요 규모를 보면 강훈식 의원 안(案)이 매달 1조 2,370억 원이고 민병덕 의원 안은 월 최대 24조 7,000억 원에 이른다. 같은 당 이동주 의원의 보상 금액 규모는 연간 40조 4,000억 원 수준이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관련 제도가 일단 만들어지면 법에서 정해진 요건에 따라 의무적으로 재정 지원이 이뤄져야 해 재무 건전성에 부담을 끼치게 된다”며 “보상 대상과 범위도 향후 법적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원 취지는 좋지만 자칫 더 큰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에서도 자영업자 지원과 관련해 법제화를 추진하다가 소상공인들의 집단소송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철회한 바 있다. 가뜩이나 빠른 나랏빚 증가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기재부는 올해 정부 부채와 국가 채무 비율을 각각 956조 원, 47.3%로 예측했지만 자영업자 손실보상에 더해 4차 재난지원금 지급까지 확정될 경우 연내 부채 1,000조 원, 부채 비율 50%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

정부가 전 세계 최초로 자영업자 보상을 법제화할 경우 향후 기금을 통한 ‘현금 살포’가 일상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미국과 일본·독일 등이 우리보다 앞서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 방안을 내놓기는 했지만 모두 일회성 프로그램 지원이었을 뿐 이를 법적으로 시스템화한 곳은 없었다. 또 지원금을 주더라도 임대료 같은 고정비를 일부 지원할 뿐 우리나라처럼 매출 손실을 ‘보상’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나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번에는 코로나19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향후 다른 형태의 재난이나 극심한 경기 부진 등을 이유로 기금을 설립해 돈을 뿌릴 때 이번 사례가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부작용을 잘 아는 기재부도 극도로 조심스러운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자영업 손실보상 제도화에 대해 “방법과 대상·기준·재원 등 점검해야 할 이슈가 많아 오늘 방안 마련,내일 입법, 모레 지급처럼 할 수는 없다”며 “전체적인 내용에 대해 차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속도감 있는 집행을 주문하는 여당 측과 결이 다른 내용이어서 향후 다시 한 번 갈등의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 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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