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032640)가 업계 최저가 5세대(5G) 요금제를 선보였다.
SK텔레콤(017670)이 최근 3만 원대 5G 요금을 선보이자 LG유플러스가 이 보다 더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하며 맞불을 놓은 것이다. 새해 초 부터 이동통신사들이 5G 가입자 유치를 위해 치열한 요금인하 경쟁을 벌이면서 고객들의 통신비 부담이 줄어들어 5G 보급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이통사들의 5G 요금제가 워낙 저렴해 알뜰폰 영역마저 넘어서고 있어 관련 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27일 온라인 전용 상품인 ‘5G 다이렉트 요금제’ 2종을 선보였다. 온라인 직영몰인 ‘유샵’(U+Shop)에서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다. 결합 할인이나 요금의 25%를 할인해 주는 선택 약정 등은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가격을 기존 대비 30% 이상 낮췄다.
‘5G 다이렉트 37.5’는 월 3만7,500원(부가세 포함)에 5G 데이터 12GB(소진 시 1Mbps 속도)를 제공한다. ‘5G 다이렉트 51’은 월 5만1,000원에 5G 데이터150GB(소진 시 5Mbps 속도)와 테더링 데이터 10GB를 추가로 서비스한다. 5G 다이렉트 37.5 요금제는 현재까지 시장에 출시된 요금제들 중 최저가다. 지난 해 10월 이통 3사 중 처음으로 4~6만 원대 5G 요금제를 내놓은 KT는 물론 최근 3만 원대 요금제를 선보였던 SK텔레콤의 요금제(3만8,000원) 보다 더 싸다. 게다가 기본 제공 되는 5G 데이터 용량도 12GB로 SK텔레콤 (9GB)에 비해 33%나 많다. 이상헌 LG유플러스 컨슈머사업혁신그룹장(상무)은 “이번에 선보인 5G 요금제는 비대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앞으로도 서비스를 다양화해 고객들의 5G 선택권이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알뜰폰 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알뜰폰 업계이 가장 큰 차별점이었던 요금제 경쟁력에 문제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에 비해 부가서비스가 부족한 알뜰폰 업계 입장에서 마지막 무기였던 가격 경쟁력마저 뒤쳐지면 사실상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된다. 실제 LG유플러스가 이날 선보인 요금제는 자사의 알뜰폰 사업자인 LG헬로모바일 5G 요금제 보다 가격은 낮고 데이터 제공량은 더 많다. LG헬로모바일의 ‘5G 라이트 유심 9GB’ 요금제의 월정액은 3만9,600원으로 LG유플러스의 5G 다이렉트 37.5보다 2,100원 비싸다. 그런데도 기본 제공 데이터량은 9GB로 12GB를 제공하는 LG유플러스보다 3GB나 부족하다. 가격은 물론 기본 제공 데이터량 마저 이통사 요금제에 밀리는 모양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이통사들이 신상품에 대한 도매 제공 시기와 도매 대가에 대한 협상을 길게 끈다는 점”이라며 “협상이 길어지면서 이통사들이 낮은 요금제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흡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이통사들의 5G 및 롱텀에볼루션의 중저가 요금제 출시에 대해 “온라인 요금제를 통한 통신비 인하 노력은 환영하지만 알뜰폰 사업자의 시장 퇴출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요금을 인하한 신상품을 알뜰폰도 조속히 판매할 수 있도록 신상품에 대한 도매 대가를 조속히 정해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 나설 방침이다. 엄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기획과장은 “알뜰폰 도매대가 협의를 매년 하고 있지만 시간 격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알뜰폰이 이통사 대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요금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낮은 요금이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 오지현 기자 ohj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