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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경제·금융일반
3기 인구정책 TF, 국민연금 개혁은 외면

저출산·고령화 대응 한다더니

정년연장 등 핵심 내용은 빠져

대학 미충원 문제도 거론조차 안해

"기존 정책만 되풀이" 비판 목소리





정부가 저출산·고령화로 변화하는 인구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제3기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 하지만 정년 연장과 국민연금 개혁 등 핵심적인 문제는 외면한 채 기존에 내놓은 대책만 되풀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 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인구 문제는 우리 경제·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 사안”이라며 “다음 달부터 3기 인구정책 TF를 가동해 다가올 인구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재부 1차관이 팀장을 맡고 관계 부처 1급이 TF에 참여한다.

TF가 중점 추진하는 4대 전략은 △인구 절벽 충격 완화 △축소 사회 대응 △지역 소멸 선제 대응 △사회의 지속 가능성 제고 등이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1·2기 인구정책 TF가 추진해온 정책과 다른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당시에 다루기 민감했던 과제들도 이번에는 과감히 포함시켰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년 연장 등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핵심적이면서도 민감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년 연장과 관련해 김 차관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사회적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할 중요한 이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고령자 고용 유지는 중요한 문제”라며 “고령자들이 정년이 지나도 바로 퇴출되는 것이 아니라 재고용될 수 있는 여러 지원 방안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 적립 기금이 오는 2057년 고갈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연금 개혁 논의도 뒤로 미뤘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 강화 방안으로는 ‘국민연금 운용의 수익성을 높이고 건강보험의 지출 효율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언급뿐이었다. 김 차관은 “보험료 인상을 포함한 근본적 차원의 제도 개혁은 사회적 합의 도출이 중요하다”고만 했다. 보건복지부는 2018년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12~15%로 올리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퇴짜를 놓은 뒤 흐지부지됐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전 보건사회연구원장)는 “2차 베이비붐 세대(1965~1974년생)가 은퇴하기 전에 연금 개혁과 건강보험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며 “고성장 인구 확장기에 맞춰진 국가 시스템을 저성장 인구 감축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개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 미충원 문제가 가시화됐지만 TF는 한계 사학 구조조정 등 구체적인 내용은 거론하지 않았다. 대신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공립대와 사립대의 역할 분담을 추진하고 한계 사학 종합 관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만 발표했다

이삼식 한양대 정책학 교수는 “고령화 대응은 기득권의 저항이 심할 수밖에 없어 모든 정부가 ‘꼭 내가 있을 때 해야 하느냐’는 식으로 미루기만 하는 경향이 있다”며 “민감한 이슈를 과감히 꺼내 사회적으로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렇게 기존 대책만 반복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3기 TF가 발표한 대책들은 큰 틀에서 2기 TF와 큰 차이가 없다. 여성 경력 단절 완화를 위해 2기 TF는 육아휴직을 강화하고 가사 서비스 공급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3기에서는 초등 돌봄 사업을 개선한다는 게 차이점이다. 외국인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2기 TF는 ‘우수 인재 복수 국적 제도’를 운영하기로 했지만 3기 TF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비자 개발을 추진한다’고 했다. 지역소멸 대책으로 2기 TF는 빈집 관리와 농어촌 지역 활성화를, 3기 TF는 권역별 거점도시 육성을 내놓았다.

3기 TF 대책 중 새로운 것은 사실혼·비혼 출산 가구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반영해 제도를 재설계한다는 내용이다. TF는 성인 두 명이 공동의 삶을 위해 ‘시민연대협약(PACS)’을 체결하면 법률혼과 같은 법적 지위를 부여 받는 프랑스 사례를 참조하기로 했다. 가령 현재는 법률혼을 한 ‘신혼부부’만이 공공주택 청약 등 공공주거지원 정책 대상이지만 동거·비혼 커플에게도 청약자격 등을 인정해줄 가능성이 있다.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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