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되는 대내외적 악재 속에서도 SK하이닉스가 연간 영업이익 5조 원의 호실적을 낸 것은 D램과 낸드플래시를 양 날개로 주력 제품을 집중적으로 생산한 데 있다. 반도체 재고 감소로 수요가 늘어나는데다 D램 고정 거래 가격 반등, 제품 다각화 등을 통해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2020년 경영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노종원 SK하이닉스 경영지원 담당 부사장(CFO)은 “메모리 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인 와중에도 당사는 D램 10나노(1㎚는 10억 분의 1m)급 3세대(1z나노)와 낸드 128단 등 주력 제품을 안정적으로 양산했다”고 설명했다. 노 부사장은 “D램은 10나노 1z·1y 생산 비중이 지난해 40%에 근접했고 업계 최초로 개발한 128단 낸드 비중도 전체의 30%를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반도체 시장의 수요가 전반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램의 경우 글로벌 기업들의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로 서버용 제품 수요가 확대되며 코로나19로 주춤했던 5세대(5G) 스마트폰 출하량도 늘어나 모바일 수요 역시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낸드 시장도 모바일 기기의 고용량 제품 채용 증가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강세와 함께 현재 업계 전반의 높은 재고 수준이 상반기 중 해소되면서 하반기부터 시황이 회복할 것으로 SK하이닉스는 내다봤다.
회사는 D램과 낸드 모두 수요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전략 제품 매출 비중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D램의 경우 고성능 컴퓨팅, 인공지능(AI) 시스템 시장의 성장에 따라 HBM2E 등 고부가 제품 출하 비중을 늘리며 낸드는 128단 서버향 SSD 고객 인증을 추진하는 등 제품 다각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 제품 대비 생산성이 개선된 D램 10나노급 4세대(1a나노)와 낸드 176단 4D 제품을 연내 생산해 원가 경쟁력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수요 증가와 D램 가격 상승에 힘입어 올해 10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9조 3,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이 1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SK하이닉스의 경기도 이천의 신규 팹(생산 공장) M16은 다음 달 1일 준공식을 열며 파일럿 테스트가 끝나는 올해 6월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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