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융감독원의 공공 기관 지정은 유보하고 한국도로공사서비스 등 12개 기관을 공공 기관으로 추가 지정했다.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 펀드 사태 등으로 감독 부실 논란이 제기된 금감원은 공공 기관 지정이 유보됐지만 상위직 감축과 해외 사무소 정비 등 추가 구조조정이 요구됐다.
기획재정부는 28일 안일환 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2021년 공공기관 지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공공 기관은 공기업 36개, 준정부 기관 96개, 기타 공공 기관 218개 등 총 350개로 지난해보다 10개가 늘었다.
공운위는 관심이 집중된 금감원에 대해 업무의 독립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공공 기관 지정을 유보하면서도 강화된 조건을 부과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향후 5년 내 3급 이상 상위직급 비율을 35% 감축하기로 했던 계획보다 상위직급을 추가 감축하고, 해외 사무소 정비 등 강도 높은 조직 운영 효율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계량 지표의 비중을 확대(30%대→40% 수준)하고 평가 과정상 부정행위 확인시 성과급을 환수하는 등 경영 실적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 제고를 추진한다. 고객 만족도 조사도 공공 기관 수준으로 내실화해 매년 실시하고, 그 결과를 경영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강화된 조건의 세부 이행 계획을 상반기 중 공운위에 보고하게 되고, 공운위는 금감원의 향후 추진 실적이 미흡할 경우 공공 기관 지정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지난 2007년 기타 공공 기관에 지정됐다 감독 업무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위해 2009년 1월 해제된 바 있다. 이후 2017년 감사원이 금감원의 방만 경영과 채용 비리를 지적한 뒤 매년 공공 기관 지정 문제가 불거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운위는 지정이 유보된 금감원에 대해 실질적인 관리·감독이 강화될 수 있도록 새로운 유보 조건의 이행 계획과 추진 실적을 면밀히 점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운위는 건설기술교육원·한국고용노동교육원 등 12개 기관을 새로 지정했다. 요금 수납, 과적 단속 등의 대국민 서비스를 하는 도공서비스 정원은 약 6,300명, 전기 검침, 고지서 송달, 현장 서비스 등의 대국민 서비스를 하는 한전MCS 정원은 약 4,400명이어서 공공 기관 비대화는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한국건설관리공사는 기능 이관과 기관 통폐합으로 지정 해제됐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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