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이번이 세 번째 임기(2019~2022년)다. 회장으로 일한 기간만 근 10년에 이른다.
그는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가 아침에 항상 바쁜 이유다. 오전 6시에 직원들과 이런저런 소통을 시작해 8시부터 공식 보고를 받는다. 김 회장은 “직원들이 회장 결재를 기다리며 시간을 허비하는 것 자체가 싫다”며 “일은 항상 생산성 관점에서 밀도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실과 속도감 있는 일 처리를 강조하기 때문인지 중기중앙회 차원의 굵직굵직한 성취가 김 회장 재임 기간에 많았다. 지난 2007년 소기업소상공인 공제인 노란우산 출범, 2012년 서울 상암동 DMC타워 건립과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홈앤쇼핑 개국, 올해 중기 전용 인터넷 은행인 토스뱅크 출범 등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중기중앙회는 김기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회자되기도 한다.
중기중앙회의 대외 위상도 최근 부쩍 높아졌다는 평이 나온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저지하기 위해 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 등의 경제단체장들이 중기중앙회를 직접 찾아 김 회장과 같은 목소리를 내며 힘을 실어준 것이나 초과유보소득에 배당소득세를 과세하는 입법안의 허점을 중기중앙회가 집요하게 파고들어 좌초시킨 데서 잘 드러난다. 초과유보소득세의 경우 국회에서 통과됐다면 워낙 파장이 컸을 것이기에 중소기업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김 회장은 재계에서 흔치 않은 일본통이기도 하다. 특히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과 친분이 두텁다. 그와는 2009년 중소기업대표단을 이끌고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안면을 텄다. 니카이 간사장은 독도 문제로 일본과 관계가 삐걱거렸던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때 10여 곳의 일본 기업들이 참가하도록 도움을 주기도 했고 김 회장이 2019년 중기중앙회장 3선에 성공하자 축하 난을 보내기도 했다. 김 회장이 대일본 관계 개선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상훈 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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