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이 대표지수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낮추며 양강(미래에셋·삼성) 구도가 강화되고 있는 ETF 시장 재편에 나섰다.
KB자산운용은 1일 대표지수 추종 ETF 3종의 총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지수인 코스피 200을 추종하는 ‘KBSTAR200ETF’는 연 0.045%에서 연 0.017%(운용보수 0.021%에서 0.001%)로, ‘KBSTAR200Total ReturnETF’는 연 0.045%에서 연 0.012%(운용보수 0.021%에서 0.001%)로 낮춘다.
해외 대표지수인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KBSTAR미국나스닥100 ETF’는 연0.07%에서 연0.021%(운용보수 0.039%에서 0.001%)로 인하한다. 이는 다른 운용사의 같은 ETF와 비교해 크게 낮은 보수 수준이다.
현재 KBSTAR200과 동일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은 총 9개로 연보수는 0.325%부터 0.036%까지, KBSTAR200TotalReturn 역시 동일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은 7개의 연보수는 0.09%에서 0.012%로 차이가 크다. 미국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3개 상품은 모두 0.07%로 동일하다.
특히 운용보수만 보면 연 0.001%로 거의 운용보수를 받지 않는 셈이다. KB자산운용이 이같은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 정책을 들고 나온 것은 공고화하고 있는 기존 시장의 질서를 뒤흔들기 위해서다.
ETF는 간접투자 전반이 위축되는 와중에도 선전하고 있는 대표적인 상품으로 주요 운용사에겐 양보할 수 없는 시장이지만, 국내 ETF시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상위 두 개 운용사의 시장점유율이 80%에 이른다. 최근에는 이같은 시장 구도가 공고해지고 있다. 5년 전 73.1%였던 두회사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77.3%로 늘었다. 업계 3위인 KB자산운용의 시장 점유율은 6.5%이며, 다른 운용사의 시장점유율은 5%미만이다.
KB자산운용은 이같은 상황에서 파격적인 수수료로 업계 최저보수 ETF 운용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양강 구도가 자리잡은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계획이다.
KB자산운용은 연초 조직개편을 통해 ETF&AI본부를 만들고 ETF 전문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본부 신설 직후 내놓은 ETF 전략이 변화하는 투자환경에 주효해 시장 확대로 이어질지 관심이다. ETF와 관련해 연기금 시장이 확대되고 기관투자가들의 ETF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는 “ETF특성상 동일 지수 추종 상품 간 성과 차이가 크지 않아 장기투자 시 저렴한 보수가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장기투자하는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최저보수는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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