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능력이 뛰어난 경력 개발자를 구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이제는 신입 개발자들도 몸값도 치솟아 신입 개발자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IT업계 관계자)
네이버에 이어 넥슨도 신입 개발자 연봉을 5,000만원 수준으로 인상하면서 ‘판교 밸리’의 개발자 몸 값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고 있다. IT·게임 등 업계가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연봉이 높기로 유명한 대기업 수준을 넘어서는 초임 연봉을 제시하면서까지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정보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입사하는 신입 개발자에게 연봉 5,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날 국내 대표 게임업체인 넥슨도 3년 만에 처음으로 공채를 실시하면서 게임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신입 개발자 연봉을 5,000만 원으로 높였다. 특히 넥슨은 기존 직원들의 연봉을 일괄적으로 800만 원씩 인상했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지난 해부터 넥슨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악하기 위해 어떤 경쟁력을 갖춰야 할지 고민을 해왔다”며 “일회성 격려보다는 체계적인 연봉 인상을 통해 인재 경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파격적인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네이버와 넥슨의 신입 개발자 초임은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직원 500명 이상 대기업의 2020년 대졸 신입 사무직 근로자의 평균 연봉 3,347만 원에 비하면 1.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현재 대졸 신입 사원 연봉이 4,500만 원선으로 알려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보다도 10% 이상 높은 수치다.
IT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신규 개발자 몸 값 상승을 주도하는 곳으로 쿠팡을 지목한다. 쿠팡은 지난해 하반기 뽑은 2년차 경력 개발자의 연봉을 6,000만원대로 책정했다. 또 같은 기간 경력 개발자 200명을 채용하면서 입사 보너스로 연봉에 해당하는 5,000만 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ICT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연봉을 크게 올리면서 IT 개발 인력을 싹쓸이 하다시파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려면 연봉은 물론 회사의 비전과 기업문화까지 매력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ICT 기업들의 인력난도 심화하고 있다"며 “대기업 보다 규모가 작고 복지가 약한 ICT기업들이 개발 인력을 영입하려면 연봉을 많이 주는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ICT 개발 인력 수급난 때문에 앞으로 몸 값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입 개발자 연봉을 높인 이유가 경력 개발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카드이기 때문이다. IT교육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백엔드·프론트엔드·클라우드·데이터 엔지니어·데이터 과학자 등 분야에서 두개 이상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경력 개발자에 대해 수요가 높아져 몸값이 크게 높아졌다”면서 “그런 경력 인재는 사실상 구하기 어렵다 보니 이제는 아예 신입 개발자를 뽑아서 3~5개월 간 교육해 키워내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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