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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 차원 아이디어라지만…'美日과 공조' 등 구체방안 담겨

정부, 北원전 건설 3개안 있었다

시나리오별 장·단점 비교 분석

전문가 "현실성 있는 초기 단계"

사진은 1일 산업부가 공개한 6쪽짜리 문건./연합뉴스




청와대와 정부는 1일 ‘북한 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 원문을 공개하며 ‘추가적인 검토나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실무 차원의 아이디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해당 문건은 각 시나리오별로 장점과 단점을 일목요연하게 비교·분석했고 북한 원전 건설이 국제사회에서도 민감한 문제가 될 소지를 감안해 ‘미국·일본과 공조해 사업을 추진한다’는 등 구체적인 추진 방안과 제계까지 담겼다. 전문가들은 해당 문건이 단순히 산업통상자원부의 국(局) 차원에서 이뤄진 내부 검토가 아닌 나름 현실성 있는 ‘사업 추진 초반 단계’라고 분석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서기관이 개인적인 입장에서 살펴본 것은 아닐 것”이라며 “어느 선까지인지는 몰라도 (문건 작성) 지시가 있었고 분명 그 자료는 (상부로) 보고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한울 3·4호기 활용 시 사업비 5,000억 절감 가능”


문건은 북한 원전 건설 입지 두 곳으로 △북한 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부지인 함경남도 금호지구 △비무장지대(DMZ)를 적시했다. 3안으로는 ‘남한 내 지역’으로 건설이 백지화된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 후 북한으로 송전하는 방식을 들었다. 문건은 각 안의 장단점도 비교·분석하고 있는데 1안(금호지구)의 장점은 ‘ KEDO의 북한 경수로 사업 당시 북한이 희망한 지역으로 신속히 추진 가능’으로, 단점으로는 ‘사용 후 핵연료 통제가 어려워 미국 등 주요 이해 관계자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을 꼽았다. 2안(DMZ)은 ‘핵 물질에 대한 통제가 용이하고 수출 모델의 실증도 가능’한 것이 장점이지만 지질 조사 결과에 따라 건설이 불가능할 수 있으며 북한으로 신규 송전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3안인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는 ‘종합 설계와 제작 중단된 원자로 활용이 가능해 사업비 5,000억 원가량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나 ‘에너지 전환 정책 수정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제약으로 삼았다.

문건은 북한 원전 건설 시 사용 후 핵연료에 대한 처리 문제까지 분석하기도 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를 고려해 북한 내에 처분하거나, 남한에서 처분하되 필요 시 해외 외탁 후 재처리, 또는 제3국 반출’ 같은 비교적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산업부 \'북 원전 건설 추진 방안\' 문건 공개 (서울=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북한 원전 건설 문건\'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산업부가 \'북한 원전 건설 추진 논란\'과 관련해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한 검토 자료\"라고 해명했음에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계속되자 원문을 전격 공개한 것이다. 2021.2.1 [산업통상자원부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서기관 단독으로 작성 불가... ‘상부 보고’됐을 것’”


해당 문건에 대해 전문가들은 ‘상상력마저 동원된 시나리오’라면서도 일부 방안에 대해서는 나름 현실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학부 교수는 “구체적으로 검토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일단 할 수 있는 조치가 무엇인지 꺼내본 정도”라며 “특히 DMZ 활용은 ‘빈 땅이 있으니 해보자’는 초보적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주 교수도 “DMZ는 ‘상상력이 풍부한’ 수준”이라면서도 “그러나 주기기를 가져다 북한 내에 짓는 것(1안)과 신한울 3·4호기를 활용(3안)해 송배전으로 연결하는 것은 나름 가능성이 있는 안”이라고 했다. 그러나 해당 문건이 정부 입장대로 ‘내부 검토 의견’은 아니라는 분석이 다수였다. 정 교수는 “사업 추진의 초반 단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문 “구시대 유물정치” 야 “대통령이 결자해지 해야”


야당의 의혹 제기에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가뜩이나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버려야 할 구시대의 유물 같은 정치로 대립을 부추기며 정치를 후퇴시키지 말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의 문건 공개 이후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국정조사가 필요한 이유를 산업부가 스스로 보여준 것”이라며 국정조사 추진을 거듭 주장했다. 야당은 물론 전문가들도 “더 깊은 혼란 전에 문 대통령이 ‘미스테리 문건’ 진행의 실체를 알려 결자해지하라”하라고 촉구했다.

/세종=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세종=김우보 기자 ubo@sedaily.com,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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